[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국민연금 수익률이 1%대를 위협받고 있다. 또 예상보다 3년 앞당겨진 2057년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나오면서 연금 수급 개편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국민 반발과 함께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합의’가 없는 일방적인 제도개선 시도에 제동을 걸면서 국민연금 수급 개편안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14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민연금 수익률은 0.49%로 집계됐다. 4월까지 운용수익률은 0.89%로 한 달 새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국내 주식부문 운용 실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국내 주식 수익률은 4월 2.41%에서 5월 -1.18%로 3.59%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주식과 국내채권은 각각 0.80%에서 1.66%, 0.11%에서 0.45%로 운용실적이 개선돼 국내주식 운용 실적과 대비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9% 수준이다. 2015년 6.5%에서 2016년 6.7%로 증가 추세다. 특히 코스피에서 국민연금 비중이 2015년 6.3% 수준에서 2017년 7.9%로 크게 늘었다.
이 영향으로 5월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은 130조149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3710억 줄었다. 올해 신규 투자액 1조7350억을 고려하면 손실분이 3조1060억원에 달한다.
기금 고갈 시기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은 2044년에는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 5월 국민연금 손실(-0.4%포인트)만으로도 고갈 시점이 3년 가량 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국민연금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가 1년 넘게 공석인 상황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더해 기금을 운용하던 주요 운용역들의 줄사태가 이어진 점도 운용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 자산운용사 부사장은 “634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 부재는 수익률 제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추세라면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관련 글이 지난 주말 1000여개를 넘어섰다. 공무원연금 등은 그대로 두면서 국민연금만 손댄다는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 심지어 원치 않는 사람은 국민연금에서 탈퇴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머리발언에서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 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은 결코 없다”고 못박았다.
국민 대부분이 보험료율 인상에 부정적이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료율을 올릴 경우 근로자뿐 아니라 기업에도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년 동안 유지돼 온 국민연금 보험료율에 대한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는 17일 재정추계를 발표하면서 공청회를 통해 보험료율 인상을 비롯해 제도개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 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국민연금재정추계·제도발전위원회의 보고서를 기초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을 만들어 국민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 중으로 국무회의에 올려 문재인 대통령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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