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인사문제를 청와대 관계자에 지시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10 deepblue@newspim.com |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110억원대 뇌물수수 및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 속행 공판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임승태 당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임 전 처장은 검찰 진술 조서에서 “청와대로부터 기관장을 누구로 선임할지 금융위에 지시를 주면 실행했다”며 “이창용 당시 부위원장이 이 전 회장을 KRX(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실패하고 청와대에서 엄청 깨졌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회장이 KRX 이사장에서 낙마하자 청와대에서 난리가 났다”며 “인사수석실에서는 ‘우리가 정권을 잡은 게 맞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이승균 당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1명이 책임지고 금융위원회를 나가라”고 했고, 김영모 과장이 사퇴했다고 기억했다.
임 전 처장은 이팔성 전 회장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측근이자 4대천왕으로 기억했다. 또 “업계에서는 실력이 없다는 평이었고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미는 인물이 아니라면 업계 인사 이야기를 꺼내기도 힘들었을 정도”라면서도 “당시 금융계에선 이 전 회장의 인사가 해결돼야 한다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이 무조건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되어야 시장이 조용해지는 상황이었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하라고 지시가 내려왔었다”며 “이 전 회장이 낙마하면 금융위에 불벼락이 떨어질 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위가 우리금융지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이야기 해 작업한 것으로 임 전 처장은 기억했다.
임 전 처장은 “예보에서도 이 전 회장을 선임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청와대에서 적극적으로 밀고있다는 게 시장 분위기여서 위원들 설득은 매우 쉬웠을 것”이라 말했다.
이승균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실 행정관도 진술조서에서 이 전 회장의 KRX 이사장 낙마와 관련해 1명을 그만두라고 했었던 것과 청와대에서 이 전 회장의 인사를 신경 쓰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기억했다.
김명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도 이 전 회장의 KRX 이사장 낙마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그런 것 하나 제대로 못하나 하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회장을 우리금융지주 회장로 선임하고자 이 전 대통령에 보고하자 이 전 대통령은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응’이라고 답했다”며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뜻을 확인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인사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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