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이었던 농가가 멍들고 있다. 지난달 농산물 수출 가격이 6년래 최대 폭으로 떨어진 것.
미국과 중국이 과격한 관세 전면전을 벌인 데 따른 결과로, 중간선거를 3개월 가량 앞두고 공화당을 곤혹스럽게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에 수입된 콩 [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7월 미국 수출 농산물 가격이 전월에 비해 5.3%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을 최대 수출 시장으로 하는 콩류 가격이 14.1% 폭락했다. 중국과 무역 마찰에 따른 미국 농가의 충격이 마침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다. 이 밖에 옥수수와 밀, 과일류, 견과류 수출 가격도 지난달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중국은 콩류를 포함한 미국 농산물에 25%의 관세를 시행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도입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전반적인 수출 물가지수가 0.5%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농산물의 가격 폭락은 관세 전면전에 따른 파장을 선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연초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향해 관세 협박에 나섰을 때부터 시름에 빠졌던 미국 농가는 우려가 현실화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의 지표와 별도로 중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미국 콩류 수입을 연내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 농가가 중국 시장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농업부의 한 준 부부장은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국가가 미국이 차지한 중국 수입 농산물 시장을 차지할 생산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 농가가 중국 수출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12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방안을 공개했지만 이를 가동하더라고 미 농민들이 25%의 관세로 인한 손실을 벌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수 십 년간 다진 중국 시장에서 미국 농민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달 중국은 미국산 수입 농산물의 90%에 대해 관세를 적용했다. 미국과 무역 마찰이 더욱 악화,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경우 농가의 타격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는 241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수입액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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