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연내 2조원 초반의 가격으로 ING생명 인수를 추진 중이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전인 2020년께 통합신한생명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약 2조3000억원에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ING생명 지분 59.15% 인수를 추진 중이다. 연내 인수를 마무리한 후 짧게는 2년 이내 투트랙으로 운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신한금융의 ING생명 인수와 관련 효과적인 M&A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신한생명이 ING생명을 흡수하면 △규모 확대에 따른 생명보험 빅5로 진입 △지급여력비율(RBC) 제고 △영업력 강화 등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 신한-ING생명 통합시 자산규모 5위, 매출액·수익 4위 '우뚝'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과 ING생명 자산규모는 각각 30조원, 31조원이다. 두 보험사가 통합하면 총자산 61조원이 된다. 삼성(258조원)·한화(110조원)·교보(98조원)·농협(64조원)에 이어 빅5 생보사로 올라선다. 이외 생보사는 35조원 규모의 통합미래에셋생명으로 빅5와 자산규모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제조업의 매출액과 비슷한 수입보험료는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각각 5조원, 4조원으로 통합할 경우 9조원을 넘게 된다. 이는 삼성(26조원)·한화(14조원)·교보(12조원)에 이어 4번째다. 8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농협생명보다도 앞서는 것.
당기순이익도 업계 4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생명과 ING생명 모두 농협생명 대비 상대적으로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삼성(9407억원)·한화(5255억원)·교보(611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한생명과 ING생명 각각 1212억원, 3402억원이다. 반면 농협생명은 1009억원에 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은 변액보험과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해왔고 신한생명도 보장성보험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며 "두 회사가 합치면 규모는 물론 수익성까지 갖춘 보험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신한생명] |
◆ING생명 인수에 건전성까지 제고
신한생명은 지난 6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 발행 효과로 RBC는 174.27%(1분기 말 기준)에서 190% 중반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요컨대 1000억원을 발행할 때 신한생명의 RBC 개선 효과는 10% 정도다.
현재 금융당국은 IFRS17에 대비, 신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을 준비 중이다. K-ICS 필드테스트 결과 생보사는 평균 100% 정도 RBC가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생명이 현 수준의 RBC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게는 1조원 많게는 1조5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얘기다. ING생명은 440.89%(1분기 말 기준) RBC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산규모가 비슷한 두 회사가 통합하게 되면 통합신한생명의 RBC는 200%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즉 신한생명은 후순위채나 영구채 발행 등 추가 자본확충 없이 ING생명과의 통합으로 RBC를 개선시킬 수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생명은 RBC를 유지하기 위해 1조원 가량 자본을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2조원에 ING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신한생명은 자본확충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약화되는 방카·TM 영업력에 대면채널 수혈
신한생명이 ING생명을 품에 안으면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신한생명은 경쟁사 대비 텔레마케팅(TM)채널과 신한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채널이 강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TM은 갈수록 영업이 힘들어지고 있다. 또 저금리와 IFRS17 도입 영향으로 저축성보험 수익성이 줄어들자 방카슈랑스의 매력도 낮아지고 있다.
ING생명은 TM과 방카슈랑스는 물론 GA 채널을 통한 매출도 거의 없다. 대부분이 전속설계사를 통해 영업이 이뤄진다.
신한생명이 ING생명과 통합하면 줄어들고 있는 TM과 방카슈랑스 대신 대면채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에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병건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하면 자산규모 확대는 물론 RBC 제고와 함께 영업력도 강화되는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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