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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이산가족 상봉...사흘간 6차례 11시간의 만남, 분단 70년을 허문다

기사등록 : 2018-08-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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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행사 20~26일 1·2회차 나눠 진행…사흘간 11시간 만남
고령 상봉 대상자…건강이유 상봉 포기 사례도
이미 세상 뜬 옛 가족…자녀 상봉 등 ‘제2의 이산가족 상봉’
다양한 선물도 ‘눈길’…“달러 조금 가져갈까 고민 중”

[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오는 20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70년 분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보듬을 이번 상봉행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상봉 행사 어떻게 진행되나

금강산을 찾는 우리 측 가족들은 행사 전날 강원 속초에 마련된 숙소에 집결해 방북교육 및 건강검진 등을 받고 상봉행사 준비를 마친다.

행사는 금강산 관광지구에 위치한 이산가족 면회소, 온정각 등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2회차로 나눠 진행된다.

1회차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리며 남측 방문단 89명이 북측 이산가족과 상봉한다. 2회차는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며 북측 가족 83명이 남측 가족을 만난다. 이들은 사흘간 여섯차례 총 11시간동안 상봉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8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동3가 대한적십자사 본사 인근에서 상봉 신청을 마친 한 이산가족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고령 상봉 대상자…건강이유 상봉 포기 사례도

이산가족 정보 통합시스템 지난 7월 31일 기준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산가족 등록자는 총 13만2603명이다. 이 중 생존자는 5만6862명 뿐이다. 7만5741명이 사망했다.

상봉 대상자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생존자 중 80대가 41.2%, 90세 이상은 21.4%에 다다른다.

아울러 건강상의 이유로 도중의 상봉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1차 상봉대상자 중 4명과 2차 방문단 5명이 상봉 중단 의사를 밝혔다.

통일부는 고령의 상봉 대상자들이 많은 점을 감안, 이번 행사에서 응급상황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의료진과 소방인력을 동행시키기로 했다.

지난 2014년 2월20일 금강산호텔서 열린 19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단체상봉'이 진행되고 있다.[사진=통일부]

◆ 이미 세상 뜬 옛 가족…자녀 상봉 등 ‘제2의 이산가족 상봉’

이번 상봉행사는 헤어진 옛 가족이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아 배우자와 자녀 등이 새롭게 꾸린 가족을 만나는 경우도 많다.

1회차 상봉행사에 참석하는 조성연(85.여)씨는 1951년 1.4후퇴 당시 대구로 피난 왔다. 언니, 형부와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으나 4형제 중 여동생과 남동생은 북쪽에 남겨졌다.

조씨의 남동생과 여동생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특히 여동생의 경우 지난 3월에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상봉행사에서 남동생의 부인, 여동생의 남편과 딸 등 3명을 만난다. 이들 중 남동생의 부인과 여동생의 남편은 조씨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안승춘(81.여)씨는 6.25 당시 북한군이 집에 쳐들어와 자고 있던 오빠 안승태(86)씨를 끌고 가 이산가족이 됐다. 오빠는 2006년 사망했다. 이 같은 소식도 올해 남북 간 생사 확인을 통해 알게 됐다.

안씨는 이번 상봉행사에서 올케와 조카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오빠가 사망해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생사 확인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금강산호텔 [사진=뉴스핌]

◆ 다양한 선물도 ‘눈길’…“달러 조금 가져갈까 고민”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줄 다양한 선물도 눈길을 끈다.

강화자(90.여)씨는 딸이 동행한다. 약간의 치매 증상도 있고 지구력이 부족해 오래 걷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은 강씨에게 조카가 되는 남동생의 자녀다.

강씨의 딸은 북측 가족에게 전달할 선물에 대해 “화장품이나 영양제 같은 것을 준비할 생각”이라며 “적십자에 물어보니 책자 같은 게 올 거라고 하는데, 현금을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다. 주변에서 정 그러면 달러를 조금 가지고 가도 된다고 하긴 하던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형수와 조카를 만나는 임응복(77)씨는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며 “치약, 칫솔, 양말, 속옷 등 생필품을 사서 갈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카를 만나는 박흥서(88)씨는 “옛날 사진들(을 준비했다)”이라면서 “가전제품은 전압이 맞는지 몰라서 준비하기가 그렇고, 약국에서 파는 약품과 화장품, 그리고 시계 같은 것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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