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한국은 경제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러 혁신과 구조개혁을 조속히 단행하지 않으면 성장 궤도가 좌초될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FT는 20일(현지시간) ‘중국 그림자의 공포에 놓인 한국’이라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중국과 인도로부터의 실존적 경쟁과 고령화로 인해 시급히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지 못하면 이웃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장기적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외부적으로는 탄탄해 보이는 경제 및 수출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는 ‘경제 위기’가 닥쳤다는 의식이 만연해 있다고 소개하고,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조선, 자동차, 전자 산업이 실제로 위기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이제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 경제는 소수의 대기업들이 제조업 분야에서 서방과 일본 기업들의 장점을 흡수해 성장하는 ‘패스트 팔로잉’ 전략으로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데 힘입어 수십 년 간 성장해 왔지만, 이제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수년 전만 해도 한국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제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조선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두 배 성장하는 동안 지난 10년 간 35%에서 24%로 하락했으며, 과거 가장 부유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였던 울산이 이제는 쇠락한 공업지대로 전락해,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자살률마저 급등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한국은 중국과 인도의 추격으로 후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자체적인 기술 노하우도 축적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경제 위기를 타개하려는 한국 정부의 일자리 재정보강 대책에 대해서는 근원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근본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산업을 지탱하려는 단기적 처방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소개했다.
FT는 한국이 세계화를 염두에 둔 혁신과 구조개혁에 주력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과 함께, “한국은 선진국 중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므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제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언도 소개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지금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인구학적 역풍을 맞고 있는 만큼 세계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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