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롯데그룹이 지난해 중국에 사드 보복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올해 총수 공백 위기 상황까지 놓이면서 ‘잃어버린 2년’을 보내고 있다.
삼성, 현대차그룹 등 재계 상위권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 채용 등 규모를 밝혔지만 재계 순위 5위사인 롯데그룹은 당장 하반기 채용규모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고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5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하반기 채용 인원을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주력 사업인 유통부문에서만 직간접적으로 20만명을 고용하는 등 대규모 채용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지만 신동빈 회장 부재로 인해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탓이다.
채용 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역시 잠정 보류 상태다. 롯데그룹은 최근 5년 간 약 36조4000억원 가량을 신시장 개척과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비용으로 쏟아왔다. 하지만 신 회장이 구속된 이후 올해는 지난해 7조원 가량의 투자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에 따른 피해와 검찰 수사 등 상황을 겪은데다 올해는 총수 부재 위기까지 겪으면서 더더욱 정상적인 경영을 하지 못했다”면서 “투자나 고용에 대한 수치도 정확히 집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사진=롯데쇼핑] |
◆ 총수 부재라는 큰 공백 ...실적 악화에 주가도 동반 하락
국내 경제와 유통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총수 부재로 인한 불안한 경영 환경은 곧바로 실적으로 반영됐다.
신 회장이 올 2월 구속 수감된 이후 올 상반기 롯데쇼핑은 대규모 적자를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8조79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7% 줄었고 2분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421억원) 보다 약 17%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중국 사업 철수비용을 반영하면서 223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200억원대 당기순손실에 이어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롯데그룹주가 역시 큰 폭으로 동반 하락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3일 기준 롯데지주 종가는 4만8550원으로 1년 전 최고점인 지난해(10월 30일) 8만2000원에 비해 40.5% 하락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6월 28만4678원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무려 37%까지 떨어져 이날 기준 17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신동빈 회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대내외 현안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향후 전망도 불확실하다는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 22일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 상반기 실적을 두고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올해 결산실적 점검 이후 신용등급 재검토 가능성도 내비췄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오는 10월 초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신 회장 경영 공백기를 맞은 롯데그룹은 현재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해 4개 사업 부문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