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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미친 듯이 뛰고 소리쳐라…환상적 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

기사등록 : 2018-08-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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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혁·최여진도 공연 일부 장면에 참여
오는 10월7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FB씨어터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심장을 뛰게 만드는 비트와 함께 상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무대가 펼쳐진다. 언제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황홀한 순간의 향연이 이어진다.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 장면 [사진=PRM]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Fuerza Bruta Wayra in SEOUL, 이하 푸에르자 부르타)이 5년 만에 국내 관객들과 마주했다. 2005년 아르헨티나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34개국 58개 도시에서 공연,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해 한 달 만에 누적관객 3만명을 돌파하고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외국작품상을 수상했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으로, 무대와 객석의 경계 없이 벽이나 천장 등 모든 공간을 활용한다. 관객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함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공연명인 '푸에르자 부르타'는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이다. 도시의 빌딩 숲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는 다양한 감정이 배우들의 퍼포먼스로 드러난다. 때문에 공연이 마냥 신나거나 즐겁지는 않다. 오히려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다양한 자화상이 매우 극적으로 표현된다.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 장면 [사진=PRM]

먼저 가장 유명한 '런닝맨' 장면에서는, 컨베이어벨트 위를 무작정 걷는 남자가 등장한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던 남자는 의자, 테이블, 침대 등 장애물을 치우며 걷는가 하면, 길을 막고 어깨를 치는 사람들을 힘겹게 헤쳐나간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쏜 총에 맞고, 비가 내리고 거센 바람이 휘몰아쳐도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급기야 벽을 뚫고 나아간다.

그는 공연 후반부, 와이어를 매단 채 투명한 튜브 속에서 거센 바람을 역행하기 위해 애를 쓴다. 아무리 앞으로 나아가려 해도 다시 뒤로 밀려나버리는 모습은 마냥 아름답지도, 씁쓸하지도 않다. 그저 관객들은 숨죽이며 배우에게 집중하고, 그의 모습을 통해 본인의 일상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하얀 정장이라는 의상 선택은, 고달픈 현실을 벗어나기 힘든 직장인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천장에 매달린 투명한 수영장에서 여성 배우들이 펼치는 공연도 인상적이다. 한 명이 시작해 네 명의 배우들이 수영장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고 뒹굴면서 꽤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행한다. 특히 앞으로 세게 넘어지며 큰 소리를 내는 순간,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관객들은 아래에서 이를 올려다보며 함께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수영장 세트는 관객 머리 바로 위까지 내려오며 흡사 관객의 품안에 뛰어드는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 장면 [사진=PRM]

공연은 내내 강렬한 비트를 기본으로 무대 위나 벽면의 천을 이용한 화려한 영상까지 더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배우들이 와이어를 매달고 공중을 날거나, 직접 북을 두드리고 춤을 추며 흥도 돋운다.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거나, 관객들을 무대 위로 불러 함께 호흡하기도 한다. 천장에서 물을 뿌리며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버리기도 한다.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다보면 한 시간여의 공연이 훌쩍 끝나버린다.

무엇보다 '푸에르자 부르타'를 온전히 즐기려면, 어색함은 벗어던지고 신나게 뛰고 흔들고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해야 한다. 스탠딩 공연인데다 배우들과 직접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다보니, 관객 스스로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에 따라 공연의 재미가 달라진다. 가수 장우혁과 배우 최여진이 참여해 공연 자체의 낯설음을 조금은 타파해준다. 오는 10월7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FB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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