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전국 7800여 개 학교가 24일 휴업·휴교한다.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은 갑작스러운 휴교 소식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24일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부교육감 주재로 회의를 열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특수학교에는 휴업을 명령하고 고등학교에는 휴업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휴업하는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등학교의 수는 전국 7835곳이다.
보건복지부 또한 '어린이집 등원 자제' 공문을 지난 22일 전국 어린이집에 보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에서는 필수 인력이 근무하되, 영유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부모들에게 가급적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하도록 각 지방자치단체에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손녀의 가방을 끌고가는 할머니 [뉴스핌 DB] |
갑작스러운 휴업·휴교 소식에 맞벌이 부모들은 밤새 발만 동동 굴렀다.
5살 쌍둥이 자매를 같은 유치원에 보낸다는 30대 여성 A씨는 "전날 오후 1시쯤 문자를 받아서 부랴부랴 친정에 전화를 돌려 여름휴가를 즐기던 언니에게 부탁했다"라며 "맞벌이를 하다 보면 육아 관련해서 난감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며 글을 올린 한 게시자는 "미세먼지, 태풍, 한파 등 자연재해로 인해 휴교 전날 갑자기 부모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하면 (맞벌이 부모의) 아이들은 어찌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청원자는 "심각한 자연재해가 예상된다면, 차라리 그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라"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물론 노동고용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 전날 전국 사업장에 양해를 구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정에서 자녀 돌봄이 필요한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전국 사업장에 긴급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실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3살 아들을 키운다는 30대 여성 B씨는 "사장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웃으며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더라"라며 "이런저런 이유로 회사에 배려를 바라거나, 미리 휴가를 쓰는 것도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가 자연스럽게 경단녀(결혼과 육아 탓으로 퇴사해 직장 경력이 단절된 여성)가 될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반도에 영향을 줄 19호 태풍 '솔릭'이 북상하고 있는 23일 오후 서울 하늘이 구름에 덮혀 있다. 2018.08.23 leehs@newspim.com |
한편 제19호 태풍 '솔릭'은 오전 9시 기준 강풍반경이 120km까지 줄면서 강도 ‘약’의 소형 태풍으로 위력이 약해졌다. 기상청은 이날 정오쯤 태풍이 강릉을 통해 동해로 빠져나가 내륙 영향이 사라질 것이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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