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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국정농단 2심’ 박근혜 징역 25년으로 가중...최순실 유지·안종범 감형

기사등록 : 2018-08-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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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무죄 판단한 삼성 영재센터 후원금 뇌물죄 인정
法 “朴, 실체 규명 국민 여망 외면...중형 불가피”
최순실, 징역 20년 유지...벌금은 200억원으로 늘어
안종범, 징역 6년서 5년으로 감형...“진실 규명에 도움”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국정농단 사건의 ‘정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 받았다. 1심 형량보다 징역 1년, 벌금 20억원이 가중됐다.

‘공범’ 최순실 씨는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된 점을 고려,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벌금은 18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은 1심보다 낮은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지검에서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이 입은 고통이 큼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막강한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으로서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해 행해야 할 헌법적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자신과 오랜 사적 친분을 유지해 온 최순실과 공모해 기업에 각 재단 출연을 요구하는 등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해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을 대부분 옳다고 봤다. 다만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관련 뇌물죄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이에서 승계작업에 대한 ‘부정한 청탁’이 명시적·묵시적으로 없었다고 봤으나, 2심은 묵시적 청탁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의 경우 대가관계가 인정돼 16억2800만원이 뇌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승마훈련 관련 말 3마리 구입비와 코어스포츠 지원금, 차량 4대 무상 사용 이익 부분 등은 1심과 같이 뇌물로 인정됐다. 다만 말 보험료 2억원은 무죄로 봤다.

원심과 달리 액수미상의 뇌물수수약속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에 비해 수수한 뇌물가액이 약 14억원이 증가했다”며 형량을 가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한 204억원은 뇌물로 보지 않은 1심 판단은 유지했다.

각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지원금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뇌물죄 무죄로 판단하고 강요에 의한 출연으로 봤다.

현대차·롯데·포스코·KT그룹 등에 대해 각종 계약 체결을 강요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돼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포스코그룹에 펜싱팀 창단 및 더블루K 메니지먼트 계약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미수가 인정돼 처벌규정이 있는 강요미수죄만 인정됐다.

하나은행에 이모씨를 본부장으로 임명하도록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요죄 유죄, 직권남용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유지했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롯데그룹에 70억원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이 뇌물로 인정, 유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과 최재원 부회장 가석방 등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합계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도 유죄로 유지됐다.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도 원심 판단 대부분을 받아들이고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범행으로 말미암아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 결정으로 인한 대통령 파면’ 사태를 맞이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국민과 우리 사회 전체가 입은 고통의 크기는 이를 헤아리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최순실에게 속았다거나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서실장 등이 행한 일이라 주장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 등 재판 과정에 불성실한 모습을 두고도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실체적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는 국민의 마지막 여망마저 철저히 외면했다”고 꾸짖으며 “제반 사정을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최 씨에 대해 “피고인은 뇌물을 수수하고 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범행이 밝혀져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났음에도 진상규명이 절실한 상황에서 비협조적이고 오히려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고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등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안 전 수석에 대해선 “고위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져버리고 여러 차례에 걸쳐 뇌물을 수수하고 나아가 국정농단이 제기되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증거 인멸을 지시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며 “대통령의 성공적 직무 수행을 위해 잘못된 결정을 지적하고 바로잡을 위치에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다만 직권남용 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 진술이 이 사건 진상규명에 도움이 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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