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남북 이산가족들은 26일 작별상봉을 끝으로 기약 없는 이별을 다시 맞이했다. 2차 상봉단은 26일 오후 1시20분 금강산을 출발해 귀환길에 올랐다. 이들은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른다는 설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회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오후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동생 최성택(82)씨가 북측 누나 안길자(최성순에서 개명, 85)씨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2018.08.25 |
◆“오래오래 사시고 다시 만날 날 기대해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작별상봉 겸 공동오찬 시간은 ‘눈물바다’였다.
북측 작은아버지 윤병석(91.남)씨를 만난 조카 윤광재(69.남)씨는 “오래오래 사시고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해요”라고 말하니 윤병석씨는 “꼭 만날거야”라며 눈물을 흘렸다.
북측 언니 박봉렬(85.여)씨를 만난 박춘자(77.여)씨는 언니 손을 매만지며 “언니, 화장품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며 헤어짐을 아쉬워 했다.
남측 형 양길용(90.남)씨를 만난 북측 동생 량길수(86.남)씨는 “구순이 되면 들쭉술과 원액 엑기스를 보내주겠다”며 남측 형에게 건강을 당부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인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작별상봉에서 북측 리근숙(84) 가족과 남측 이부동생 황보원식(78) 가족들이 마지막 만남을 아쉬워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8.08.26 |
북측 누나 최성순(85.여)씨는 남측 동생 최성택(82.남)씨를 애절하게 바라보며 연신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동생 최성택씨도 눈물을 피하며 마음을 추스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성순씨가 “건강하게 있어야 돼”라며 귓속말을 건네자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남측의 누나 김교남(91.여)씨와 여동생 김옥희(84.여)씨를 만난 북측의 김점룡(87.씨)는 부모님 제사 얘기를 듣고 “내가 가야하는데... 구정에 가야하는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에 누나 김교남씨가 “아이고...”하며 동생을 지긋이 바라보고 말을 잊지 못했다. 이후 허공을 바라보며 마른 눈물 속에 깊은 탄식만을 내쉬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우리측 상봉단장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25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2회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8.25 |
◆박경서 한적 회장 “연내 추가 상봉행사 개최 北과 합의”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를 고려할 때 추가 상봉행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북측과 연내 추가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고, 이르면 10월 말쯤 추가 상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박 회장은 25일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규모는 대강 이번과 비슷하게 한다”면서 “제 생각에는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 되면 10월 말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한해 이산가족 3000~4000명이 세상을 떠난다. 향후 7~10년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이런 형태로는 어렵다”며 “인도주의에 입각한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으로서 이산가족 상봉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회장은 “박 단장과 제반 여건이 허락되면 고향방문단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자는데 긍정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 협의 내용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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