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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신세계, '일감몰아주기 규제' 사정권… 내부거래 줄이기 골몰

기사등록 : 2018-08-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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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개정안, 총수일가 지분 20%까지 규제 범위 확대
거래 공정성 기준 모호… 기업 입장은 일단 '불확실성' 회피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총수일가 지분 20%로 낮추기로 하면서, 신세계그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가 규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면서 내부거래 금액을 크게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상장사·비상장사 구분 없이 총수일가 지분율을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낮추고,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는 게 골자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신세계그룹은 기존 광주신세계 외에 이마트와 신세계가 추가된다.

◆ 이마트·신세계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추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지난달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지분전량을 매각하면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정유경 총괄사장 지분 19.34%만 남아 강화된 규제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이마트 지분은 이명희 회장(18.22%)과 정용진 부회장(9.83%)을 합쳐 총수일가가 28.05%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이명희 회장(18.22%)과 정유경 총괄사장(9.83%)의 지분율이 28.05%에 이른다.

그렇다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이마트와 신세계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추기는 쉽지 않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확보한 채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두 계열사를 양대 축으로 삼고 수직계열화를 통해 사업을 지배해 왔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분율이 낮아지면 총수일가의 그룹 전체 지배력이 떨어지고 경영권 위협의 우려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신세계그룹]

결국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부거래 금액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총수일가 지분이 20%를 초과하는 상장사가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2.22%으로 낮지만, 내부거래액이 2784억원으로 공정거래법 기준인 200억원을 훌쩍 웃돈다. 내부거래액은 1년 전보다 214억원이나 늘어났다.

신세계 역시 내부거래 금액이 1757억원으로 연간 349억원이나 급증했다. 덩달아 내부거래 매출비중도 10.55%까지 확대됐다.

물론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바로 제재를 받지는 않는다. 계열사간 시장 가격보다 상당한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하는 등의 불공정한 행위인지가 핵심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효율성 증대나 보안성, 긴급성이 요구되는 유형에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법 기준이 모호해 기업 입장에선 아예 규제 대상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방안을 택한다.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법 위반 가능성의 실마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 모호한 법 기준, 기업 입장에선 불확실성

결국 규제대상에 오르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상적 내부거래까지 위축될 수 있다. 신사업 확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간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이마트와 신세계는 내부거래에 비교적 자유로웠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세계로부터 내부거래로 10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 593억원, 2017년 880억원으로 내부거래가 꾸준히 늘어났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도 각각 1001억원, 49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내 점포의 상품 납품 등에서 발생한 매출이며 스타벅스도 이마트 지점에 입점한 매장 임대료 등으로 정상적인 거래 활동”이라면서, “이번 개편안의 취지에 맞춰 현재의 계열사간 거래가 합리적인지 문제되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이명희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 정용진 부회장이 가지고 있던 3개 계열사(신세계I&C·신세계건설·신세계푸드) 지분을 사들였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이들 계열사의 지분 정리를 통해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또 그간 신세계푸드가 담당하던 이마트와 백화점 점포의 직원식당 위탁업체를 경쟁 입찰로 선정하는 등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선대응 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신세계]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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