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쉽게 수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미국이나 중국에서 일본 국내나 제3국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카세이(旭化成)는 미국 수출용 수지 원료의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변경했다. 변속 기어 등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수지로 미국의 대중 제재 제2탄 대상 품목 중의 하나이다.
고마쓰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유압쇼벨에서 중국에서 생산해 왔던 일부 용접부품을 미국과 일본, 멕시코 등으로 이관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내수용으로 생산했던 부품을 미국으로 돌리기로 했으며, 그래도 부족한 양은 수입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연간 40억엔(약 400억원)의 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아이리스오야마는 미국 수출용 공기청정기와 선풍기 등의 생산을 내년 완공 예정인 한국 공장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아직은 관세 인상 대상이나 후보 품목에 들어있지 않지만 앞으로의 사태에 대비한 선제 조치이다.
일본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 영향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나 중국의 생산 거점을 일본 국내나 제3국으로 변경하고 있다. [캡쳐=바이두] |
일본 기업들은 현재 기존 공장이나 공급망을 활용해 무역전쟁 영향을 회피하고 있지만, 신규투자를 동반한 대응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무역전쟁이 앞으로 어느 정도 확대되고, 얼마나 장기화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대체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관세 예외 조치를 요구하는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일본정공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베어링의 재료가 되는 수입 강재에 대해 적용 제외를 신청했다. 하지만 미 당국은 인력 부족을 핑계로 심사를 지연하고 있다.
신문은 “그나마도 대응 수단이 없는 기업들은 관세 지불에 응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생산을 이관하는 경우 중국 당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한 산업기계 업체의 중국 현지법인장은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함부로 발표하면 중국 당국 간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업체는 일부 산업기계 기종의 생산을 일본으로 이관했지만, 중국 당국의 눈치가 보여 상세한 내용에 대해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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