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경제통’ 의원들이 모인 ‘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28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제도와 운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올바른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은 국민연금 기금 고갈 및 수익률 저하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모습을 촉구했다. 또한 지방 이전 결정은 시장을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경영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경제통’ 의원들이 모인 ‘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28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제도와 운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올바른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김승현 기자> |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시장경제살리기연대, 이언주‧김종석 의원 주최로 ‘젊을수록 불공정한 국민연금, 이대로 좋은가’ 조찬 간담회가 열렸다. 시장경제살리기연대는 현재 강효상, 김용태, 김종석, 윤상직, 이언주, 정운천, 정유섭, 지상욱, 추경호(가나다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연금이 다단계 사기, 폰지 사기에 가까운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새로 가입하는 사람의 돈을 최초 가입자에게 지급하고 고갈되면 새 가입자들은 원금도 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급보장을 명문화한다고 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 기금 고갈에 모라토리움(채무 불이행)되면 누가 지급보장을 할 것이라 생각할까. 책임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기금 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고갈 속도가 빨라진다. 이 정도 대규모 기금을 운용하며 마이너스 수익률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연금 상품에 가입했다고 보면 형편없는 상품인데, 탈퇴도 맘대로 못한다”고 꼬집었다.
김종석 의원은 “국민연금은 설계 때부터 영구적이지 않다. 법에 정기적으로 고갈 시점을 늦춰가는 자동안정화 장치가 있다”면서도 “정치적으로 힘든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역대 정권들 모두 소극적이어서 고갈이 가시화되는 위기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 정부는 파퓰리스트 정부로 힘든 결정하기를 싫어해 이 문제를 해결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건강보험 등 복지기금들이 대부분 부실화 될 예정인데, 현재 40세 미만의 노후가 불안해지는 것이다. 미래세대 부담을 이야기하는데 현 세대 절반이 농락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효상 의원은 “국민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은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배치돼 여의도나 명동의 금융 전문가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수익률 올리는 구조가 되야 하는데 균형발전 대상이 된 것이 비극”이라며 “현 정부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연금을 경제 운용의 툴로 쓰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유섭 의원은 “공무원 출신이라 53세부터 연금을 받았다. 공무원 연금도 문제 있다 해서 국가서 보조해주니 개선됐지만 대증요법이었다”라며 “국민연금의 노후 보장 역할을 없앨 수 없다. 현 상태로 보면 고갈될 수밖에 없어 개선방법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상직 의원은 “우선 수익률을 무조건 높여야 한다. IMF때 뉴욕 가 보니 우리나라에 제안하는 내용이 완전 ‘강도’다. 그만큼 변호사처럼 연금을 납부하고 있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 국민연금은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다른 의도가 있다면 국민에게 할 짓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경제통’ 의원들이 모인 ‘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28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제도와 운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올바른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김승현 기자> |
의원들의 모두 발언 이후 주제 발제를 맡은 김원식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특징과 4차 재정계산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김원식 교수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적자구조 확정급여형’과 ‘종신형’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확정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제도적 수익비는 1.4지만 실질 수익비는 1.8이다. 본인 부담의 0.8배는 정부 재정 혹은 다음 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된다는 의미다. 또한 종신형이어서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지출이 증가하게 된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결과적으로 세대 간 부담 전가에 따라 청년층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폰지 게임(Ponzi game)"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4차 재정계산 평가에 대해 “곡학아세 수준”이라며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재정이 선진국에 비해 건전하다는 주장에 대해 선진국은 이미 수지균형상태로 지속가능한데 비해 한국은 수지 악화 중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국민연금이 2057년까지 급여 지출할 수 있을 만큼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적립 기금이 최고 수준이 될 2041년 이후 자본시장 패닉에 빠질 것이며, 일정수준의 기금 인출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험료 수입 대비 급여지출 수준 당분간 양호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보험료/급여지출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식 교수는 국민연금 정책의 과제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후세대 부담 능력 개선 △역동적이고 다변화하는 사회 계층 특성 반영 △연금정책에서 사회정책 분리, 기금의 정치 중립적, 자본시장 중립적, 안정적 운용 △소득재분배급여와 소득비례 등 다층연금시스템 구축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직역연금과의 관계 설정 △통일 후 연금정책 방향 설정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의 주제 발표 이후 참석 의원들은 국민연금 개선 방안과 현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며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해외 사례와 노동시장 개혁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청년층을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박결 자유의 새벽 창당준비위원장은 “선배 세대가 후배 세대에 줘야 할 것은 부채가 아닌 더 큰 시장이다. 국가가 국민 노후를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가.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은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문제는 경제, 자유시장이다. 결국 국민연금과 복지가 가능하려면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정권이 바뀌면 시장 경제를 잘 이해하는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시장경제살리기연대는 그런 의미에서 시장경제를 잘 이해하고 역효과가 나지 않도록 하고 국가가 개입해야 할 부분과 개입하지 않아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