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에서 전자담배를 이용해 대마 등 마약을 흡입하는 사례가 연이어 적발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대마 등 마약 성분을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액상 형태로 가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사당국의 관계자는 "외관상 대마 액상이나 마약 액상이 전자담배용 액상과 구별이 어렵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만연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 5월 대마관리법 위반 혐의로 도쿄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마약 단속국이 남성의 집을 수색한 결과 건조 대마와 함께 식용유처럼 생긴 액체가 담긴 캡슐 40여 개가 발견됐다.
캡슐의 내용물은 대마에 함유된 각성 성분을 인공적으로 추출해 농축한 대마 액상. 전자담배에 끼워 간단히 흡입할 수 있는 형태다. 각성 성분의 농도는 약 60%로 건조 대마(10% 전후)에 비해 6배나 높다. 각성 작용이 강해 흡입하면 의식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단속국은 지적했다.
올해 들어서는 마약 성분의 분말을 액상 형태로 가공한 마약 액상도 처음으로 압수됐다.
구마모토(熊本) 현경은 지난 3월 마약법 위반 혐의로 현 내 거주 남성을 체포했다. 남성으로부터 "전자담배용 액상에 마약을 섞어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집 등을 압수 수색한 결과, 마약이 들어있는 전자담배를 발견했다. 현경은 4월에도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한 여성으로부터 전자담배 2개를 압수했다.
전자담배용 액상에 대마나 마약 액상을 섞어도 외관상 달라지는 것이 없다. 대마 액상의 경우에는 건조 대마를 태울 때 나는 독특한 냄새도 없어 주위에서 알아채기도 힘들다. 전자담배 액상에 섞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일본에서는 전자담배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어 인터넷이나 전문 판매점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단속국의 한 관계자는 "액상으로 농축된 대마 성분은 1회 흡입만으로도 의식장애나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전자담배 판매를 허가제로 하는 등의 규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 위치한 전자담배업체 쥴(JUUL) 매장 간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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