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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법 처리 불발…맥 빠진 '금융 메기'

기사등록 : 2018-08-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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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실망감…금융위 혁신도 '삐끗'
인터넷은행법 9월 정기국회로…"주요 쟁점 이견 여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8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발에 그쳤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금융혁신 제1과제'로 추진했지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은산분리 완화로 자본 확충의 길이 열릴 것을 기대했던 인터넷은행은 물론 금융당국도 낙담하고 있다.

30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불발됐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법은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당초 여야는 8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4%로 규정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 25~50%로 확대하되, 산업자본의 사금고화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해 강화된 보완장치 마련하는 게 골자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소위원들이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소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안 등을 논의한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이 같은 내용의 은산분리 완화가 벽에 부딪히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맥이 빠진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특례법 통과에 힘을 실었던 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상증자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경우 실망감이 크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1000억원의 증자를 단행한 후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추진했지만 난항을 겪었다. 시기가 계속 지연되다가 계획보다 줄어든 1500억원 규모로 증자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증자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다수 주주간 협의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당장 자금 사정에는 문제가 없지만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추가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한편 '모바일 해외 특금 송금 서비스',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 등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제대로 자리잡고 소비자 편익이나 금융 혁신에 기여하려면 안정적인 증자 기반은 필수적"이라며 "9월 국회에서라도 ICT(정보통신기업) 주도로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조속히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CI=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은산분리 완화를 금융규제 혁신의 첫 번째 과제로 추진했던 금융당국도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통과를 위해 'ICT 예외룰'이 포함된 절충안을 내놓고, 최종구 위원장이 직접 나서 국회를 설득했었다. 은산분리 완화 대상으로 '개인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제외하되, ICT 주력 기업집단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을 허용해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ICT 기업을 대상으로 은산분리를 완화하면 사실상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는 카카오에 대한 특혜하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 통계청 고시인 ICT 산업분류기준에 의거하는 것은 재벌의 진입을 막는데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부족한 논리로 국회 설득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위의 추후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당초 금융위는 9~10월 중에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이어 내년 초에는 제3,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을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논의가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대상에 소위 '재벌'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두고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여전히 팽팽하기 때문이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대상과 함께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어느 수준까지 확대할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무위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에 돌입하기 전에 (인터넷전문은행 관련법을) 논의할 시간이 있지만 현재 남은 쟁점들은 이견이 많은 않는 것들이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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