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아시안게임은 유럽, 미국 등에서는 그리 비중이 없는 대회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축구 경기가 열릴 때면 로이터통신, BBC, ESPN 등은 연일 손흥민의 이름을 거론했다. 바로 ‘월드스타’ 프리미어리거 손흥민(26·토트넘)의 군 면제 때문이었다.
결국 손흥민은 고대하던 군 면제를 받았다. 그는 일본과의 결승전서 승리후 “국민들 덕분에 금메달 땄다. 지금 내가 메달을 걸고 있지만 내 것이 아닌 국민들의 금메달이다. 내가 진짜 많이 부족했는데 어린 선수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해줬다. 잔소리도, 나쁜 소리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부정적으로 안 받아들이고 '내가 해야하는구나'라는 것을 알아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밝혔다.
병역 문제를 해결한 손흥민은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금메달을 목에 건 축구 대표팀 태극전사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외신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 축구가 사상 첫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결승전서 금메달을 따자 긴급 타전 했다. 타이틀 제목은 모두 ‘손흥민 군 면제’였다. 그만큼 관심을 많이 받은 그였다.
한반도 전문가 제임스 호어레는 BBC와의 인터뷰서 병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잘나가는 사람일수록 군 생활을 하기 힘들다. 한국에서 병역의무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매우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여진다. 의무인 동시에 명예다. 자신이 한국인임을 입증하는 기회다. 아무리 잘나가는 천재적인 선수라해도 조국을 항상 잊지 않고 있음을 입증할수 있는 기회다. 군대는 매우 강력한 조직으로 부유층이나 유력인이 병역을 회피하려하는 것을 아주 좋지 않게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병역 면제를 받을 기회가 있었다. 바이에른 레버쿠젠 시절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로 선발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은 피파의 공식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팀에서 선수를 보내줄 의무가 없다. 이때 레버쿠젠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손흥민 또한 팀에서 입지를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 선수들이 모두 병역 면제를 받았다.
유명 축구 선수의 병역 문제는 예전에도 있었다.
‘축구 천재’로 불렸던 박주영(FC 서울)이다. 지난 2012년 당시 아스날 스트라이커였던 박주영이 모나코 영주권을 활용, 병역을 37세까지 10년간 유예 했다. 이 사실 만으로도 엄청난 비난을 받고 국가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또 서울에 날라가 직접 사과를 해야 했다.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영주권이나 체류 허가 등을 활용한 병역 기피 유예 제도를 손질했다. 이후 박주영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 동메달을 획득, 병역 혜택을 받았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상주 상무(육군)와 아산 무궁화(경찰) 팀을 운영, 축구 선수들이 병역 의무 기간 동안 커리어를 이어가게 배려하고 있다.
전 프로야구 선수도 있었다.
이제는 38세가 된 백차승이다. 그는 야구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한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미국 여권을 소지하기로 결정했다. 18살였던 1998년 시애틀과 입단계약을 맺고 이듬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듬해인 2005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세월이 흐른 올해초 백차승은 한국 시민권 회복을 회복하려 했으나 한국 법원에게 거절당했다. 이처럼 병역 기피를 시도한 스포츠 스타들에게 결과는 냉혹했다.
골프 선수 배상문도 군대 문제로 곤혹을 치렀다.그는 군 복무를 연기해 달라고 2015년에 요구했지만 법원으로부터 거절 당했다. 배상문은 2년동안 골프채 대신 소총을 들어야 했다. PGA 통산 2승을 작성한 배상문(32)은 지난해 전역했다. 그는 “전역일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그때를 회고했다.
맨유에서 활약했던 박지성(대한축구협 유스본부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뉴캐슬 미드필더 기성용도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로 병역을 해결했다.
군 면제를 위해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기성용은 영국 매체 선과의 인터뷰에서 “병역은 누구나 존중하는 의무다. 유명한 축구 선수라 해서 그 의무가 없어질수는 없다. 손흥민이나 나나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