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2기 개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직무 적합성에 대한 찬반 논쟁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유 후보자를 찬성하는 이들의 이념적 대결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유은혜 후보 교육부장관 후보 지명 철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3일 오후 1시30분 현재 4만7286명의 지지를 얻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8.30 yooksa@newspim.com |
대표 청원을 제외하고 거의 지지가 없는 다른 주제의 청원들과 달리 유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은 100명 이상의 지지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현직 교사나 임용고시 준비생들이 유 후보자의 지명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유 후보자가 대표 발의한 '교육공무원법'의 여파라는 해석도 있다. 당시 유 후보자가 발의한 법은 학교 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영양사나 사서들이 교사 자격증을 따면 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을 터주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법안은 학교 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8.08.30 yooksa@newspim.com |
◆ "영양사·사서, 교사자격증 따면 교사 길 터주자는 유 후보자 지명 철회해야"
지난 1일 올라온 '유은혜 의원 교육부장관 임명안 철회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국회의원은 여론을 정확히 수렴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법안을 발의해야 하지만 일방적으로 한쪽 말만 편파적으로 듣고 함량미달식 판단과 미숙한 발언으로 대한민국 모든 교원들로 하여금 공분을 일으키게 했던 2년 전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비판했다.
이 청원자는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수년을 낙방의 고배를 마시며 청춘을 바친 사람들은 호구란 말인가"라며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 대한 이해도 없이 섣부른 판단으로 본인 발의 실적쌓기에만 몰두했다. 이런 기본상식조차 없는 분을 교육부장관으로 앉히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 부적격자'라는 제목의 청원은 "교사 경험이 전혀 없는 분이 교육부의 수장이 되는 것은 불가하다"라며 "(유 후보자가)유치원 초등 저학년 영어교육을 반대했지만, 외국어 교육은 과거 중1 때 시작해 세계에서 영어를 가장 못하는 나라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자는 또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부 수장을 국회의원 자리 챙겨주는 자리가 되게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08.30 yooksa@newspim.com |
◆ "대학교수가 교육부 장관된다고 잘 했나" 반박도 가열
유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는 청원도 적지 않았다. 1일에 올라온 '유은혜 장관에 거는 기대와 임용고시 맹신님들께!!'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100명을 지원해 한 명 합격시키는 임용고시로 계속해서 비정규 교사를 양산해야 하나"라며 "학교 현장에서 계속된 고용 불안을 협박수단으로 생겨나는 온갖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그냥 눈 감아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청원자는 "내가 컵밥 먹으며 임용고시 합격했으니 정부 정책의 실패와 교육 현장의 차별로 얼룩져가는 혼란은 뒤로 한 채 계속해서 1자리의 승자와 99명의 패자 게임이 계속돼야 하나"라면서 "사범대 선배들은 자기 학생들에게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려하지 말고 그냥 공부나 하라고 가르치겠나"라고 반박했다.
'유은혜 의원의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저열한 정치공세 굿판을 당장 집어치워라!'라는 청원도 "유 후보자가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고 하는데 교육 전문가 대학교수 위주로 일해온 교육부 장관은 얼마나 차별성 있게 잘 해왔나"라며 "오히려 유 후보자는 객관적 관찰자로서 교육 현장의 현실을 차분히 받아들이며 정책을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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