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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양도세 증세..전문가들 "집값 안정보다 조세저항 걱정해야"

기사등록 : 2018-09-0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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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오르면 매물 줄어들어 집값 더 오를 수도"
"투기수요보다 실수요자 겨냥..정책방향 잘못됐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정부의 1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 방침에 대한 회의론이 무성하다.

양도세는 집을 팔 때 내는 세금인 만큼 양도세가 오르면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여서 오히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와 함께 1주택자에 대한 세금 확대는 조세저항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서울 25개 자치구를 비롯한 전국 43개 조정대상지역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실거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9.03 yooksa@newspim.com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면제 실거주 요건이 2년에서 3년으로 강화될 경우 시장에 매물이 줄어들어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는 집을 팔 때 내는 세금"이라며 "정부가 양도세 관련 규제를 더 까다롭게 만든다면 매도자는 집을 팔지 않고 매물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부동산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집값이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며 "정부의 목적이 집값 안정이었다면 이번 정책은 오히려 효과가 반대로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면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때문에 오히려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게 오히려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 규제를 피하려면 수요로 인해 오히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요건 강화가 9월 말 또는 10월 초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집을 사두면 요건이 면제될 것이라 생각해서 사람들이 집을 미리 살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집값이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실거주 요건 강화 때문에 집값이 바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 요건 강화는 집값 하락 요인이라기보다 갭투자와 같은 투기적 수요를 장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집값 안정화 효과도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정책은 집값 안정화와 관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양도세 요건이 강화됐을 때 조건이 '3년 보유, 2년 거주'였는데 그 때도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가격이 오르는 건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이 투기 수요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를 겨냥하고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됐다. 갭투자자는 부동산 거주가 목적이 아니라 여러 부동산에 투자해서 레버리지 효과를 얻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정부가 요구하는 거주 요건을 갖출 필요가 없다.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만 규제책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작년부터 실시된 부동산 규제책은 다주택자와 투기 수요를 억누르는 데 목적이 있었다"며 "반면 거주요건 강화는 사실상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집값 안정화에 대해) 너무 조급해져서 할 수 있는 규제는 다 해보려고 하는 거 같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급 대책에 더 집중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1주택자에 대한 세금 확대는 '투기세력에 대한 징벌적 과세' 명분이 약한 만큼 조세저항도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사람을 투기꾼으로 몰기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부동산 대책을 시사할 땐 다주택자에 대한 집중 관리를 천명했다. 하지만 1년만에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에 대한 과세 확대를 거론하게 된 것. 이렇게 되면 '과세를 위한 부동산 대책'이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이전에는 규제 강화 대상이 주로 다주택자 위주였던 반면 최근에는 1주택자에까지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조세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규제 강화와 같은 단기적인 수요억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공급확대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주 요건이 3년으로 늘어난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단기 매매가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며 "단기 차익 목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투기 수요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건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정부가 집값이 오르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세금 인상과 같은 수요억제책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은 집값 안정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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