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과정에서 불거진 수협과 일부 구시장 상인들의 갈등이 격화일로를 걷고 있다. 법원 판결에 따라 6일 수협이 강제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이 반발해 결국 또 무산됐다. 지난해 4월과 올해 7월에 이어 세 번째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벌어진 강제집행 시도. 2018.09.06. withu@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집행관과 수협 측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노량진 구 수산시장 상인 358명(점포 294곳)을 대상으로 '불법점유자에 대한 명도 강제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이전을 거부하는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등 구시장 상인 수백 명의 집단 반발에 수협 측은 결국 오전 10시 30분쯤 철수했다.
집행 과정에서 상인 측과 집행관 측 사이에서 욕설이 오가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등 구시장 상인들은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진입을 막았다. 그들은 "용역 깡패 물러가라"고 외쳤다. 집행관 측이 철수하자 구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자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벌어진 강제집행 시도. 2018.09.06. withu@newspim.com |
앞서 수협 측은 신시장 입주를 희망하는 상인들을 언제든지 수용하겠다는 방침까지 내세워 상인들을 설득했다. 서울시 중재 협상을 포함해 총 50여 회 이상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소용없었다는 것이 수협의 주장이다.
현재 신시장 내에는 구시장 상인 입주를 위한 판매자리 320개소가 남아있다. 수협 관계자는 이날 "구시장 상인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3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까지 제시했다"며 "법원에 최대한 빠른 집행을 재차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구시장 상인 측은 구시장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상인들은 신시장의 비싼 임대료와 좁은 판매 면적 등을 지적하며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목 좋은 상권에서 장사해온 상인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40년 동안 구시장에서 장사했다는 이모(62)씨는 "현재 관리비가 500만원이지만, 신시장에 입주하면 임대료 포함 관리비가 2000만원"이라며 "점포 크기도 작고, 배수 시설도 나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수협이 보여준 청사진과 현실이 전혀 다르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벌어진 강제집행 시도. 2018.09.06. withu@newspim.com |
한편 새로운 노량진 수산시장은 지난 2015년 10월 완공돼 이듬해 3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수산시장 소유권을 가진 수협은 구시장 상인들에게 입주를 요구했으나, 구시장 상인들은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노량진에서는 2년 넘게 두 개의 수산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