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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K TV'가 뭐길래"…중국업체, IFA서 '가짜 8K'로 무리수?

기사등록 : 2018-09-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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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창홍, IFA 전시부스에 '4K 올레드' → '8K 올레드'로
글로벌 TV 시장의 흐름, 'OLED'에서 '8K LCD'로 변화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세계 1위의 TV 업체인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 65인치 이상 대형 8K Q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TV 업체들의 프리미엄 전략에 고심이 깊어진 탓이다. 

8K QLED TV는 기존 TV 시장의 주류 해상도인 4K(3840×2160)보다 4배 선명한 8K 해상도(7680×4320)를 갖춘 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LCD) 기반의 TV다. 색 표현력을 높여주는 삼성전자만의 친환경(비카드뮴) 퀀텀닷(무기물 초미세 반도체 입자)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퀀텀닷 TV는 자체발광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반의 올레드(OLED) TV와 함께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8K TV 전략에 그간 LCD를 중심으로 성과를 내온 중국 TV 업체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중국의 창홍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TV쇼 'IFA'에서 4K 올레드 TV를 8K 올레드 TV로 잘못 전시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창홍 관계자는 "IFA에서 창홍이 선보인 55인치 8K 올레드 TV 패널은 (한국의) LG디스플레이로부터 받아온 것"이라며 "우리는 8K LCD는 물론 8K OLED TV까지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해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고 해석된다.  

◆ 창홍은 왜 '4K'를 '8K'라고 속였나?

과거 LG디스플레이가 55인치 8K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바 있어 창홍의 8K 올레드 TV는 관례자의 말처럼 진짜 8K 올레드 TV일 수도 있지만, 올해 IFA에 전시된 8K 올레드 TV는 LG전자가 선보인 88인치 제품이 유일했다는 LG 관계자들의 설명을 감안하면 창홍의 8K TV는 가짜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D가 아직 55인치 8K OLED는 양산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창홍이 올해 IFA에서 '8K'로 거짓 전시한 4K 올레드 TV. 2018.09.01. flame@newspim.com

창홍은 중국의 하이센스(1위), TCL(2위)에 이어 스카이워스와 중국 시장에서 3위 자리를 다투는 주요 TV 업체다. 1972년부터 TV 사업을 시작해 2000년대 중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원조인 국내 오리온 PDP를 인수해 PDP TV 시장에 진입, 2014년부터는 'ChiQ'이라는 브랜드로 LCD TV 사업에 주력해왔다.

올레드 TV는 창홍에게 하이센스와 TCL, 스카이워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필요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창홍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외에도 TCL, 샤프, 하이얼 등이 8K LCD TV 시장을 확대하고, 하이센스와 샤프가 LG디스플레이와 올레드 디스플레이 수급을 논의하는 등 올레드 TV 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짐에 따라 '8K'를 내세울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더불어 올해 IFA에서는 세계 1, 2위 TV 업체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중화권(TCL, 하이얼, 샤프, 도시바), 유럽(베스텔)의 기업들까지 모두 앞다퉈 8K TV를 공개, 올레드 TV 시장은 예년만큼 큰 주목을 끌지 못하기도 했다.

기자는 이와 관련해 창홍 글로벌 오피스 등에 이메일을 통해 공식입장을 지속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 흔들리는 중국, 삼성의 '8K LCD TV' 독주 막기 어려워 

8K LCD TV가 이처럼 프리미엄 시장을 흔드는 이유는 8K 해상도는 65인치 이상 대형 TV에서 차별화된 고화질을 제공하는 동시에 LCD의 공급가격 하락 추세 속에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레드 TV의 경우, 현재 OLED 디스플레이 전량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어 급격한 시장확대가 어렵지만, 8K LCD는 중국과 대만의 디스플레이 업체들로부터 수급이 가능하고, 오는 2020년부터 일본(8K 방송 상용화)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성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IFA'에서 공개한 'QLED 8K TV'. [사진=삼성전자]

이미 시장에서는 8K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QLED 기술은 세계 유일의 친환경 퀀텀닷 기술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이미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고, 특히 8K QLED TV에 적용된 '인공지능 업스케일링' 기술은 저해상도(SD급 이상) 영상도 8K 수준으로 높일 수 있어 콘텐츠(8K)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덕분이다.

더욱이 IFA 개막 전부터 LG디스플레이와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논의해 차세대 올레드 TV 출시에 대한 기대를 불어모았던 하이센스와 샤프가 이번 IFA에서 올레드 TV를 선보이지 않은 것도 이 같은 TV 시장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퀀텀닷 기술로 8K LCD TV 시장에 나선 TCL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는 TCL의 퀀텀닷 기술(ULED TV에 적용)은 인체에 유해한 카드뮴계 기술로, 중국 내수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센스와 샤프 관계자는 이번 IFA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IFA의 메인은 올레드가 아니라 8K LCD TV"라며 "당분간 프리미엄 시장은 8K LCD TV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fl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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