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이명박 청와대에 국가정보원 특활비 4억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호(68) 전 국정원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2018.05.23 [사진공동취재단] |
김 전 원장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김연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국고손실등 혐의 1차 공판에서 “이 사건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사람의 상가에 끌려나가서 강제로 곡을 하는 생소한 느낌이다”라며 “재판부가 진상을 가려주리라 믿는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국정원 자금은 이명박 정권 당시 실세와 논의할 법한 민감한 사안이기에 참여정부 출신인 자신은 이와 관련해 논의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참여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실세 그룹 누구와도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만큼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며 “마치 고용된 사장 같은 존재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국정원장에 막 임명돼 신뢰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민감한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에 핵심 증인 김주성 외 4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실시해달라”라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다음 기일 전까지 핵심 증인 일부에 대한 신문을 증인신문조서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한지 논의하기로 했다.
김 전 원장은 국정원장 재직 시절인 2008년 3월과 5월 사이 특수활동비를 상납하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특수활동비 2억원을 전달하고, 추가로 국정원 예산 담당관을 통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2억원을 전달해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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