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흥국 통화 위기 속에 인도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시 사상 처음으로 미달러당 72루피가 뚫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루피는 6일 미달러당 일시 72.11루피까지 오른 후(루피화 가치 하락), 이내 하락했다. 외환딜러들은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이 소규모로 달러를 매각한 영향에 루피화 하락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도 국유 은행의 외환 애널리스트는 “(RBI의 달러 매도는) 환시 개입이 아니다. 그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달러를 조금 매각한 것이지 특정 수준의 루피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외환딜러들은 RBI가 약 10억달러를 매각한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루피화 급락세에 비하면 큰 규모가 아니라고 전했다.
루피는 미달러 대비 이 달 들어 2% 가까이, 올해 들어 12% 이상 급락하며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RBI는 통상 은행을 통해 환시에 개입하고, 외환보유액을 1주의 시차를 두고 발표한다. 따라서 외환트레이더들은 주간 외환보유액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시 개입 규모를 추정한다.
루피화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RBI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지 않은 데 외환트레이더들이 적잖이 놀라고 있는 가운데, 정부 관료들조차 루피화의 급격한 절하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루피화 급락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아눕 와드하완 상무장관은 루피화 급락은 글로벌 시장 여건 때문이며 인도의 수출에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인도 수출 규모는 257억7000만달러로 전년비 14.32% 증가했다.
인도 국유은행의 한 외환트레이더는 “인도 정부와 RBI가 루피화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 정부가 왜 그토록 태평한 지에 대해 시장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루피화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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