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르노삼성자동차가 준중형 세단 SM3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계속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해 온 데다, 최근 디젤 엔진 차량 화재로 경유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10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이날 SM3 디젤 모델 생산을 이달 중순 이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르노삼성차는 SM3 디젤은 남아 있는 300여 대의 재고물량만 판매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3 디젤 판매가 부진한데다가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도를 고려해서 단종을 결정했다”며 “현대자동차도 디젤 단종을 하는데 우리(르노삼성차)도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단종을) 검토하는 수준이다”고 전했다.
SM3 디젤.[사진=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차는 세단 SM3와 SM6, 해치백 클리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에 프랑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동일한 1.5리터(L) 디젤직분사터보엔진(dCi)을 장착하고 있다.
SM6는 올 상반기 전체 판매대수인 1만4217대 중에서 디젤이 10.6%인 1515대로 꾸준한 판매를 유지하고 있고 클리오와 QM3는 디젤 단일 모델로 생산 중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SM3 디젤은 지난달까지 누적판매량 146대에 불과하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가솔린 등 다른 모델 생산을 늘려 라인 가동률을 유지하는 게 더 낫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 SM3 디젤 판매추세를 봤을 때 오는 11월까지 전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디젤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 규제가 강화 되는 데다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 배출가스 조작과 같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11월부터 디젤차에 대한 배기가스 측정방식을 기존의 유럽연비측정방식(NEDC)보다 한층 강화된 테스트 기준인 국제표준시험방식(WLTP)을 적용할 예정이다. 강화된 기준에 맞춰 생산되는 새 디젤 차량의 가격이 평균 200만~300만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또, 최근 발생한 BMW의 차량 화재도 디젤 차량을 중심으로 발생해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2020년 출시할 SM3 완전변경(풀 체인지)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추가해 친환경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디젤을 SM3 라인업에서 완전히 배제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또, 2019년 이후 내놓는 SM6와 클리오, QM3에는 성능을 개선한 유럽산 디젤 엔진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협회 관계자는 “디젤 세단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자동차에 대해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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