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뉴스핌] 전민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9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을 패밀리카로 내세우면서 선보였다. 특히 국산 SUV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가솔린 엔진을 품어 시장 관심은 상당했다. 늦게 출시한 만큼 기존 디젤 모델의 시행착오를 개선, 완성도를 높였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또한 패밀리카로서 장거리운전 성능에 대한 관심도 컸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4일 서울역에서 강원도 태백시 오투리조트까지 편도 250㎞의 장거리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탑승한 모델은 최상위 사양(트림)인 RE로,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와 드라이빙 지원 패키지를 편의사양으로 탑재했다.
섭씨 35℃에 이르는 뜨거운 더위에 얼른 운전석에 올라탔다. 좌석에 앉자마자 엉덩이부터 등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바로 들었는데, 통풍 시트 덕이었다. 통풍시트는 불볕 더위 운전자에겐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다. 아직 고가의 모델 위주로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QM6에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건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곧바로 주행감각을 느껴보기로 했다. 강변북로에서 빠져나와 광주~원주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속도를 높이자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마음껏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숙성이라는 단어는 SUV와 어울리지 않지만 QM6라면 다르다. 특히 QM6 고유의 묵직함이 감미로운 충격완화장치(서스펜션)와 만나니 버터가 달궈진 프라이팬에 미끄러지는 듯한 주행 질감을 받았다.
QM6.[사진=전민준 기자] |
고연비는 빼놓을 수 없는 비장의 무기다. 복합연비는 11.7km/ℓ(17ㆍ18인치 타이어 장착 기준)로, 동급 가솔린 SUV 가운데 가장 높은 효율을 발휘한다. 리터당 연비 8㎞를 넘기기 쉽지 않은 가솔린 중형 SUV들은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장점이다.
준자율주행 기술 접목 역시 고속도로 주행의 장점이다. 차선 중앙을 잘 잡아주면서 앞선 차량과 옆 차선까지 모두 고려하기에,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되겠지만 자칫 졸음운전의 순간에도 안전도를 높인다.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음도 강하게 울려 방심할 수 없게 한다.
QM6를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역시 함께 탑승하는 가족들일 것이다. 혼자 탈 때야 스포츠성을 즐기고 가끔 고속에서 거친 주행도 시도해 보지만 가족들과 함께라면 안전한 주행만으로 꽤 큰 만족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면도로 뿐 아니라 고속주행에서도 묵직하고 반듯한 주행감을 주는 동시에 2705㎜의 긴 축간거리(휠베이스)에서 나오는 공간 활용도는 어떤 SUV 부럽지 않다.
다만 치고 나가는 맛은 당초 기대보다 덜하다. 주행 힘이 여유롭긴 하지만 넘치는 수준은 아니다. 최고 출력 144마력, 최대 토크 20.4㎏·m는 준중형 세단 정도를 요리조리 갖고 놀만큼의 힘이지 중형SUV를 펀드라이브 카로 만들기엔 쉽지 않다.
그래도 QM6는 여유롭고 조용한 패밀리카로써의 장점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