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을 수사하는 검찰이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도 임종헌(59·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용한 차명 휴대전화를 14일 오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이날 오후 임 전 차장의 사무실 한 직원으로부터 해당 '차명폰'을 제출받았다.
검찰은 이 직원이 차명폰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영장 기각 후 이 직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차명폰 제출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직원의 지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차명폰을 압수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압수수색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한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휴대전화 압수로 인한 기본권 제한 정도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필요성 내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사유를 들었다.
이밖에 법원은 여러 전·현직 판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기각했다. '자료가 보관돼 있을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거나 '판사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등 이유였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면서 법관 사찰 문건 작성,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등 각종 재판 개입, 비자금 조성 등 당시 행정처의 권한 남용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통보처분 소송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 김종필(56·사법연수원 18기)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법관사찰문건 의혹과 관련해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박모(41) 창원지법 부장판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2015년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소송 관련 방모(45) 부장판사가 사용하던 PC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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