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자유한국당은 16일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국민성장(가칭)' 모델을 내세워 정면 반박에 나섰다. 성장 동력을 국민 소득이 아닌, 개인의 역량으로 보고 자율경제·공정배분 논리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이 같은 내용을 제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위원장이 취임한 지 2개월만에 경제성장 담론을 제시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대책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9.12 kilroy023@newspim.com |
◆ 김병준 "소득주도성장에 성장 정책 없어...성장 이야기 새로 시작해야"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곳곳에서 성장동력이 꺼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소상공인부터 자영업자까지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고 청년들이나 가장들은 일자리를 잃고 좌절하고 있다"며 "성장 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붙었는데 소득주도성장은 성장 정책이 없다. 성장 이야기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 민족은 전쟁 폐허 위에서 산업화, 근대화를 이뤘다. 이런 대단한 국민인데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을 규제·감독·관리·보호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가주의적으로 말하자면 국민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끌고 가는데 대단한 국민을 뛰게 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당의 기본 컨셉"이라고 가칭 '국민경제' 모델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소득이 증가하면 그것이 소비로, 투자로, 생산으로 연결된다는 그런 사이클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이미 실패했다.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며 "우리는 다시 경제와 산업 정책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만들어서 국가는 필요한 지원만 하자는 것이다. (그런 내용의) 일종의 탈국가적인 정책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09.14 kilroy023@newspim.com |
◆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도입하자" 주장
김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규제개혁을 꼽으며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임위별로 규제개혁 관련 법안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 논의하자"면서 "아울러 글로벌 경제특구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최저임금 결정체도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창업 촉진을 위한 '스타트업 밸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그로우업 밸리',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을 촉진하는 '리쇼어링 밸리' 등 혁신밸리를 만들겠다는 제안도 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혁하는 노동개혁도 주요 과제로 언급하며 "대기업 귀족노조가 협력업체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를 끝내고, 근로장려세제(EITC) 확충 등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려고 일자리 예산만 늘리고, 장사 잘되게 해달라고 하면 보조금만 주는 소득주도성장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당은 이번 정기국회부터 구체적인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법률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 갈 생각"이라며 "국민이 성장 동력이다. 국민이 뛰고 난 다음에 생기는 여러 문제는 국가가 보충적인 차원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설명한 '국민성장(가칭)'의 이름과 내용은 추석연휴 이후 실시될 의원총회나 연찬회를 통해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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