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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 트럼프, 3차 대중 관세 부과…중국 대응 주목

기사등록 : 2018-09-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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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달러 규모 10% 관세 부과…내년부터 25%로 인상
일부 IT 품목 제외 등 계획보단 완화된 수준이나 불만 진화 어려울 듯
무역정책 '분열' 속 난감한 므누신…중국 대응 및 협상 전망 '먹구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어코 중국에 3차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애플 제품 등 일부 품목이 제외되고 관세율도 일단은 10%로 제시해 예정보다 완화된 수준의 관세 조치를 내놓긴 했지만, 중국은 물론 미국 소비자와 기업 등 자국에서 반발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각) 백악관이 공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발효한 360억달러 규모 1차 대중 관세와 지난달 23일 실시한 160억달러 규모 2차 관세에 이은 3차 관세 조치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가 1년여에 걸쳐 철저한 검토 작업을 거친 결과, 중국이 미국 기술 및 지적재산권에 관련한 수많은 불공정 정책 및 관행을 저질러 무역 체제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으며, 수차례에 걸친 경고에도 이를 시정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에 관세라는 ‘채찍’을 계속 휘두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267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높아진 압박 수위로 조만간 예정됐던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이 흐려졌을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조짐이어서 트럼프 행정부 역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캡쳐=바이두]

◆ ‘3차 관세’ 뜯어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한 3차 대중 관세는 관세율과 제외 품목 부문에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는 다소 완화된 내용이 나왔다는 평가다.

앞서 미국 관계자들은 3차 관세율이 25%으로 내다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10% 수준으로 적용되며, 내년 1월1일부터는 25%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이 공급망을 다른 국가들로 변경하는 등의 적응 시간을 갖도록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다가올 홀리데이 쇼핑시즌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연말까지는 10% 수준의 관세율을 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품목의 경우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미국 수입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당초 제안됐던 6031개 관세 품목 리스트에서 297개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fully or partially)'으로 제외한다고 밝혔다.

[자료= USTR 홈페이지]

특히 애플워치와 아이팟 헤드폰 등 일부 애플 제품이 제외돼 눈길을 끌었고, 230억달러 규모의 인터넷 연동 기기가 여전히 관세 대상이긴 하지만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 디바이스 등 기술 제품은 제외됐다. 또 자전거 헬멧, 유아 카시트, 안전 제품을 비롯해 섬유, 농업 및 제조업에서 사용되는 미국산 화학품에 들어가는 중국산 원료도 관세 품목에서 제외됐다. 반면 라우터와 같은 컴퓨터 네트워크 운영 관련 제품 일부는 관세 품목에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초 계획보다 관세 내용을 완화했다 하더라도 소비자 타격을 주장해 온 기술 및 유통 기업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2670억달러 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때는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관세 조치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난감한 므누신...미중 협상 전망은

미국은 아직까지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3차 관세 부과로 조만간 예정됐던 미중 무역 협상 전망은 어두워졌다. 중국 역시 보복을 예고한 상태여서 양측 무역 전쟁은 진정되기보다는 더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지난주 고위급 중국 협상 관계자들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스케줄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

WSJ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하기로 한 날짜로부터 사흘 전에 3차 관세를 발효하겠다는 것은 미중 무역 협상으로 관세 조치가 해제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또 미중 무역 협상 방법과 재개 여부 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관세 조치가 나왔다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무역 관계자들 사이에 분열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므누신 장관은 협상을 재개해 경제적 타격을 막고자 하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등은 더 강경한 조치를 통해 중국을 굴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은 공격적인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겅솽 재무부 대변인은 “우리의 적법한 권리와 이익을 단호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정책에 미국 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미국 정보기술산업 협회 딘 가필드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2000억달러 관세 결정이 무모하며 미국 전역 커뮤니티에 지속적인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유통업지도자협회(RILA)는 중국서 들여오는 10억달러 이상의 가스 그릴과 8억4300만달러어치 여행용 가방, 8억2500만달러어치 매트리스와 19억달러 규모의 청소기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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