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가 처음이라 좋아도 모르겠고 안좋아도 모르겠어요. 큰 스크린에서 제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잖아요. 너무 긴장돼서 저밖에 안보이더라고요. 처음이라서 낯설기도 하고 창피하고 부끄럽기도 했어요.”
배우 남주혁(24)이 스크린 데뷔작 ‘안시성’을 선보였다. 19일 개봉한 영화는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담았다. 극중 남주혁은 비밀 지령을 받고 안시성으로 잠입하는 태학도 수장 사물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사물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알린 남주혁을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뉴스핌이 만났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
“결정에 고민은 없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알던 양만춘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사물 캐릭터의 매력이 분명했죠. 거기다 너무 좋은 선배들이 나온다고 하니까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겁도 없이 바로 하겠다고 한 거죠(웃음). 근데 막상 촬영이 다가오니 부담감이 찾아오더라고요. 그때의 마음을 수치로 따진다면 설렘 20%, 부담감 80%였어요.”
남주혁이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선택한 건 철저한 준비였다. 대사가 입에 붙을 때까지 액션이 몸에 익을 때까지 끊임없이 연습했다. 적어도 이 영화에 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부담감을 빨리 이겨내려고 정말 계속 연습했어요. 대본도 많이 읽고 액션 스쿨도 꾸준히 나가고 말도 계속 탔죠. 현장에 가면 거기서 오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으니까 들어가기 직전까지 준비한 듯해요. 촬영장이 아니더라도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했죠. 그러면서 점차 부담감을 줄여나갔어요.”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남주혁은 당시를 떠올리며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준비한 거죠. 열정이 넘치는 학도병 캐릭터라 그 매력을 살리려고 애썼어요. 대사에도 ‘힘있게’라는 게 많았고요. 물론 아무리 제가 카리스마를 뿜어도 나이대에서 오는 한계가 있다는 건 알아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톤을 잡아서 연기했죠. 반면 액션의 경우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계속 합을 맞춰가서 큰 어려움 없이 찍은 듯해요.”
[사진=YG엔터테인먼트] |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지 5년 차. 2013년 모델로 데뷔한 남주혁은 2014년 드라마 ‘잉여공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모델 일로 시작한 배우들이 으레 그렇듯 그의 이름 앞에는 여전히 ‘모델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억울하지 않으냐고 많이들 물으세요. 근데 모델 했던 배우, 사실이잖아요. 전혀 억울하지 않죠. 그리고 연기 혹평은 모델 출신 배우라서 오는 게 아니에요.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거죠. 모델 출신이라도 잘하면 잘한다고 하실 거예요. 당연히 사람인지라 상처도 받죠. 근데 원래 칭찬에도 비난에도 오래 취해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무너지지 않고 이겨내려고 하죠.”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일까. 남주혁은 꾸준히 성장했고 꽤 빠르게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다양한 얼굴을, 더 자주 보고 싶어 하는 대중들이 많아졌다.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점점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알아봐 주시는 분들 역시 많아지면서 이제는 정말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죠. 그리고 연기를 떠나 저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싶어요. 이왕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끊임없이, 꾸준히 고민하면서 저를 발전시키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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