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성신양회(사장 김태현. 44)가 레미콘 7위 한라엔컴 지분투자를 통해 레미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시멘트 시장에서의 부진을 레미콘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성신양회는 최근 페레그린 와이제이에이 제1호 유한회사를 통해 한라엔컴 지분 85%를 556억원에 매입했다. 페레그린 와이제이에이 제1호 유한회사는 성신양회가 재무적 투자자들과 함께 만든 사모펀드이며, 성신양회는 이 사모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한 상태다.
성신양회의 페레그린 와이제이에이 제1호 유한회사 지분 취득 현황. [자료=전자공시] |
이로써 성신양회는 레미콘 시장에서 삼표, 유진기업에 이어 '빅3'로 올라서게 됐다. 이전까지 성신양회의 레미콘 시장 점유율은 7위였다.
성신양회와 한라엔컴은 인접 지역인 경기와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레미콘은 제작하면 90분 안에 공사 현장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거리가 중요하다.
성신양회가 레미콘 사업 강화에 나선 것은 기존의 본업인 시멘트 시장 점유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업력 51년을 맞이하는 성신양회는 시멘트 업계의 부침 속에서도 쌍용양회, 삼표와 함께 '빅3'를 유지했지만 최근 업계 인수합병(M&A)이 진행되면서 여기에서 탈락했다.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업계 1위가 됐고,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시멘트 업계는 '3강(한일, 쌍용양회, 아세아) 2중(삼표, 성신양회)' 체제로 재편됐다.
국내 시멘트 시장 점유율. 2017년 12월(왼쪽), 2018년 8월. [자료 : 전자공시] |
성신양회는 이번 출자에 소요된 자금을 차입과 매출채권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은 풀어야할 과제가 됐다. 2분기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2857억원으로 지난해 12월(2715억원) 대비 106억원 증가했다(이하 K-IFRS 별도).
성신양회는 실적 개선을 통해 차입금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10월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성신양회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최근 시멘트 업계는 전국 중소레미콘사들의 권력별 조합 대표자들과 만나 10월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현재의 톤당 6만원에서 7만원대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시멘트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그간 성신양회의 실적은 부진했다. 성신양회는 올 상반기 매출액 3056억원, 영업손실 13억원, 당기순손실 7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한라엔컴 출자는 김태현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성신양회 최대주주(12.12%)이자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의 장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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