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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지창욱x강하늘x성규…"잊어서는 안될 이름들"

기사등록 : 2018-09-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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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강하늘, 성규 출연으로 화제된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독립운동 당시 잊혀진 사람들 이야기를 밝고 유쾌하게 그려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공연 이후 지방 투어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화제의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베일을 벗었다. 잊으면 안 되지만 세월의 흐름에 잊혀져간 사람들을 다시 각인시키고,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성규(왼쪽부터), 강하늘, 이태은, 신혜지, 지창욱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프레스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9.19 deepblue@newspim.com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의 프레스콜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진행된 가운데, 김동연 연출은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 그 시대의 사람들을 기억하는게 우리 후손들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흥미롭고 재밌게 관객들에게도 의미있게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흥무관학교'는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작으로, 5년 만에 육군이 제작에 나선 작품이다. 1910년 서간도 지역에 항일 독립운동 기지로 설립된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혼란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김 연출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세월이 지나 관심이 없어 지워졌던 이름들, 알지 못한 이름들에 대한 의미를 무대에서 굉장히 흥미롭고 재밋고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연출로서의 과제였다"며 "처음 스크린에 쓰여진 글씨들은 독립유공자들의 이름이다. 이게 지워지면서 무대가 시작하는데, 지워진 이름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실존인물도 등장하지만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성규(왼쪽부터), 강하늘, 지창욱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프레스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09.19 deepblue@newspim.com

유생이었던 아버지가 자결한 뒤 서간도로 건너간 '동규' 역은 지창욱, 노비지만 독립을 위해 신흥무관학교 설립을 위해 떠나는 이회영을 따라가는 '팔도' 역에 강하늘, 일본 육사 출신의 독립군 사령관 '지청천' 역은 성규, 홍범도 부대 나팔수를 꿈꾸는 '나팔' 역은 이태은, 마적단에게 가족을 잃고 키워진 '혜란' 역에는 신혜지가 캐스팅됐다.

지창욱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운 캐릭터다. 연출, 작가님에게 많은 고민 상담을 했던 것 같다. 내적 갈등이 굉장히 많은 캐릭터인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고, 극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에서 조금은 모자라지만 해맑고, 나중에는 독립의 의지를 다지는 가장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는 강하늘은 "대본을 받았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은 단순히 무겁기만한 극이 아니라 위트도 있고 재밌는 요소들이 많았던 것이다. 무겁고 암울한 느낌이 아니라 그안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가 좋았다"며 "다른 인물들 안에서 '팔도'가 해야하는 역할이 뭔가를 고민했을 때 극 전체의 재미를 채울 수 있는 역할이었다"고 캐릭터에 대해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출연진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8.09.19 deepblue@newspim.com

성규는 "맡고 있는 '지청천'이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연습하면서부터 그분의 생애를 찾아보고 글을 많이 읽어봤다. 대한독립을 위해 엄청난 결의를 가지고 일본 육사에서 나와 독립에 앞장섰던 분이다. 연습할 때도 공연을 하면서도 굉장히 뭉클하다. 어떻게 그 분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신흥무관학교'에는 여성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학교를 지은 이회영 부인이 끝까지 혼자서 학교를 지키는가 하면, 신흥무관학교 학생들 속에도 여성들이 함께 한다. '나팔'과 '혜란' 또한 독립 운동가로 그려진다.

김동연 연출은 "실제로 신흥무관학교에서 여성들이 많이 훈련을 받았는 지는 사료에 많이 남아있지 않다. 고민했던 점은, 독립 운동을 위해 싸웠던 분들은 남녀 구분이 없고, 노비나 양반의 구분이 없었을 거라는 점이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구분없이 함께 싸운 것이 신흥무관학교의 정신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태은은 "'조선의 딸, 총을 들다'란 책을 많이 참고했다. 영화 '뮬란'이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도 챙겨봤다"고 말했다. 신혜지는 "독립운동가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한 인물이 어떻게 독립운동에 가담하게 됐는지를 고민했다. 힘든 삶에서 하나로 뭉치는 것을 보고 희망과 미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연출 김동연(왼쪽부터), 작곡가 박정아, 안무가 채현원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프레스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9.19 deepblue@newspim.com

뮤지컬 '마마돈크라이', '트레이스 유' 등 작품에서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관객을 사로잡은 박정아 작곡가가 웅장하고 서정적인 음악으로 극의 감동을 배가한다. 두 개의 건반, 두 개의 기타, 드럼, 베이스로 구성된 밴드 편성에 현악 4중주(바이올린 2, 비올라, 첼로)가 더해진 오케스트라, 여기에 특수 사운드 트랙이 음악의 풍성함을 더하는 동시에 작품 특유의 음악 톤을 완성한다.

박정아 작곡가는 "처음에는 '죽어도 죽지 않는다' '가난한 유서'를 메인 곡이라 생각했다. 그 곡의 의의도 관객들이 기억해줬으면 했다"며 "각 캐릭터 노래를 작업할 때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동규'와 '팔도'는 청춘들이 살아나가면서 겪게 되는 마음의 상태나 상황을 모두 노래로 표현하기 때문에 이런 노래도 많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음악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장르의 안무는 뮤지컬 '록키호러쇼' '인 더 하이츠'에서 활약한 채현원 안무가가 맡았다. 그는 "군인이 출연하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하는 부분은 무조건 채우고 싶었고, 그 이상도 하고 싶었다. 칼군무, 역동적인 군무, 무술, 아크로바틱은 물론 예쁘고 귀엽고 코믹한 장면도 행복하게 만들어내려고 고민했다"며 "주연인 세 배우들 지창욱, 강하늘, 성규 씨가 몸을 잘 쓰기 때문에 어려운 안무도 다 해냈다. 퀄리티 좋은 퍼포먼스가 탄생했다"고 자신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출연진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8.09.19 deepblue@newspim.com

무대 위에는 가로 12m, 세로 4.5m에 달하는 거대한 무대 패널이 세워져 회전하며 여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김동연 연출은 "한 쪽은 빨간색 벽으로 일본의 강압, 친탈, 빼앗긴 나라를 상징하고 다른 쪽은 검정과 회색이 섞여 지워져버린 흔적을 그린다. 지워져서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이미지를 담는다"며 "시대의 양면성, 그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청춘들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계속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이후 연말까지 전국 투어가 진행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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