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신한은행이 독주하는 은행권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우리은행이 꼴찌의 반격을 시작했다. 마케팅 전략을 정비하고 영업 채널을 다변화하는 등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으로 자동차 대출을 확대해 내년에는 경쟁 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번달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해 '우리드림카대출' 영업에 돌입했다. 대출모집인에게는 3년 이상의 대출에 대해 1%의 수수료를, 3년 미만 대출에 대해 0.3%의 수수료를 제공한다.
우리드림카대출은 은행 창구와 인터넷에서 판매됐으나, 대출모집인으로 영업 채널을 확대한 것이다. 그간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 입주자금대출 등 주택대출에서만 대출모집인을 활용했다.
오는 10월부터는 모바일 채널을 강화한다. 모바일로 보다 간편하게 자동차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중이다. 상반기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 도입으로 정비가 늦어졌지만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영업 채널 다각화와 함께 제휴 마케팅에도 나섰다. 지난 7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1위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와 손잡고 공동마케팅에 돌입한 게 대표적이다. 우리은행 고객에게는 전담 딜러가 지정되고, 우대 금리 등 특별 제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치과의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직업단체와 협약을 맺고 특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협약 단체 회원들에게 전담 직원을 지정해 대출 편의성을 높이고, 단체 내 입소문 효과를 노리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 초 제휴신사업팀 내에 자동차 상품 전담 담당자들을 배치하고 영업전략이나 마케팅 방향을 짰다"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자동차 대출 영업 강화에 나선 것은 경쟁사와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다. 2010년 오토론 시장에 먼저 뛰어든 신한은행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으나,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치고 올라오면서 4위로 밀려났다.
현재 은행권 자동차 대출 시장의 70% 가량은 신한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출 잔액이 2조50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732억원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6292억원, 4912억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우리은행은 2000억원 규모로 타행과 격차가 크다.
신한은행이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만큼 뒤를 빠르게 쫒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취했다. 대출 모집인을 통한 영업이나 딜러사 협업 마케팅은 신한은행이 먼저 도입해 효과를 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두주자가 분명하기 때문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영업 채널을 열어두면서 메이져 사업자인 캐피탈사와도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자동차 대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타행과 차별화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자 한다"며 "후발주자이지만 고객 혜택을 늘려 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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