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인도네시아 (제철소) 사업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출근길에 만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인도네시아 철강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사업 계획을) 다 잡아 놓은 상황이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최 회장의 얼굴엔 표정엔 결의가 묻어났다.
인도네시아 제철소 프로젝트는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시절부터 추진해 온 3조원 규모의 투자다. 철강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환담에서도 하공정 투자 의지를 밝혔던 만큼, 조만간 이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신흥시장에서 극복하겠다는 것.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조만간 인도네시아 철강 하공정 프로젝트의 구체적 일정을 공개하고, 추진에 나선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최종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획을 가시화 한 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우선 인도네시아로 넘어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또 한 번 면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여기에 최종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이 내건 목표 중 하나는 해외법인 실적개선이다.
포스코의 해외 생산법인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제철소(PKTP), 인도 냉연공장 마하슈트라, 중국 장가항 스테인리스, 베트남 포스코 스틸 비나 등 4개다. 이중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올 2분기 매출 4억4600만 달러, 영업이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500만 달러, 영업이익은 23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포스코 해외 생산법인 중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모두 1위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1500만t의 철을 사용했는데, 현지 생산량은 400만t에 불과할 만큼 시장 잠재력이 높다. 특히 현지정부의 철강 산업 정책 실패, 산업구조 비효율성 등으로 철강경쟁력은 하락, 수입의존도가 70%로 높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 2013년 12월,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과 각각 70%, 30%를 투자해 연산 300만 톤(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설립했다. 가동 이후 적자를 지속하다 2016년 3분기 후판과 슬래브 가격 상승 쌍끌이 호재를 만나면서 3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4분기 다시 20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깜짝 반등으로 끝났다. 작년 상반기까지 적자가 지속됐던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3분기 들어 생산체계가 완벽히 자리를 잡으면서 다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판매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 호재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인구 2억5000만 명의 인도네시아는 수년간 철강수요가 연간 10%씩 늘고 있다. 포스코는 열연과 후판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상공정)에 이어 냉연(자동차 강판, 가전강판) 등을 만드는 하공정 투자를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 왔다.
실제 지난 2016년 12월엔 인도네시아 서부 찔레곤(Cilegon)시에 연산 1000만t급 열연‧후판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투자의향서(LOI)를 현지정부에 제출했고, 현지정부도 여기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동남아 철강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했고 고수익의 하공정이 덧붙여지면 여기서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