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올해 7월 4000만원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벤츠 GLA 220을 구매한 A씨는 최근 서비스센터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
그는 안드로이드 오토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해당 센터는 GLA 220은 공식센터에서는 조치가 불가능하다며 사설업체 연락처를 알려줬다. 6000만원 미만의 모델은 당분간 업데이트 서비스를 해주지 않기로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A씨는 소개받은 사설업체에서 업데이트를 해야 했고, 공임비로 10만원을 지불했다.
A씨 경우처럼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특정 가격의 모델에만 안드로이드 오토 업데이트 서비스를 해준다는 불만이 벤츠코리아 관련 인터넷 카페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벤츠코리아는 4000~5000만원대 모델인 GLA 220과 C클래스 등은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객들 사이에서 보편적인 서비스도 '가격차'를 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 본사는 모든 차종에 안드로이드 오토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업데이트 서비스는 E클래스(6130~9770만원)와 GLE(9490~1억280만원), AMG SLC(8970만원), SL400(1억300만원) 등 고가 모델에만 적용하고 있다.
A클래스, C클래스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모델은 업데이트 서비스 문의가 들어올 경우 딜러 개인이 비공식적으로 아는 사설업체로 연결하는 걸 권유하는 분위기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벤츠 S클래스 인테리어.[사진=벤츠코리아] |
'안드로이드 오토'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차에서도 활용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엔 국내 환경에 최적화 한 내비게이션(카카오내비)을 기본으로 장착한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내비게이션'에 대한 수입차 차주들의 불만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 지난 7월부터 안드로이드 오토의 적용을 추진해 왔다. 벤츠코리아도 지난 7월부터 출고하는 모델 중 스마트폰 통합 패키지를 적용한 차종에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탑재해서 판매했다.
그간 수입차주들 사이에서는 해외 본사에서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해 조작법이 국산 내비와 다르고, 비용을 부담해야 업데이트 해주는 수입차 내비에 대한 불만이 컸다.
하지만 벤츠코리아가 안드로이드 오토 업데이트 서비스 대상에서 중저가 모델을 제외시키면서 고객 차별 논란을 야기했다. GLA 오너 B씨는 한 인터넷카페 게시판에서 “해외에서는 하는데 국내는 아직 서비스를 풀지 않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고가 모델 구매를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차종은 이번에 제외됐지만 앞으로 다른 모델과 함께 적용을 검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설 수리업체를 이용할 경우 업데이트는 가능하다. 그러나 정식 업데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차후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설업체로 인한 피해는 인정해 주지 않는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수입차 업체들이 불편한 내비게이션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해 출고하고 특정 차에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라며 "업데이트 주기와 비용 등 사후관리에 대한 가이드 라인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