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문화

'미니멀 변주', 대중과 미술을 잇다

기사등록 : 2018-10-01 17:2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10월4일~11월28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전시
11명 작가 참여, 73점 회화·조각·설치 작품 전시
추상성·조명성 추구 작품 소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미니멀리즘이 미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거다.”

서울대학교미술관 윤동천 관장은 오는 4일 개막하는 ‘미니멀 변주(Minimal Varation)’ 전시를 이렇게 소개했다. ‘미니멀리즘’은 어느 다른 학문보다 미술계에서 가장 먼저 언급됐다. 그리고 1950~1960년대 현대 미술사에서 붐을 일으켰다.

그후 2000년대에는 추상성과 조명성을 추구하는 작품이 새롭게 등장하며 미술계는 ‘미니멀리즘’에 또 한번 시선을 두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전시 ‘미니멀 변주(Minimal Varation)’는 대중과 어떠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장재철 '시간-공간'(2012), 캔버스 릴리프_40x123cm [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이번 전시 ‘미니멀 변수’는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현대미술계에서 다시 등장한 환원적이고 미니멀한 시각을 담은 작품을 선별한 ‘형식의 추구’, 2부는 미니멀 형식으로 사회문화상을 반영한 작품으로 짜여진 ‘의미의 형식화’이다. 작가 이정석, 장재철, 정은주, 편대식, 오완석, 김이수, 최고은, 박남사, 최은혜, 이은우, 장준석 이 참여했고 회화와 조각, 설치 등 73점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장재철의 ‘타임 스페이스(Time Space, 시간-공간)’ 시리즈는 단일 색상에 지극히 제한적인 조형을 띠고 있다. 공예품으로 착각할 수 있으나 이는 캔버스를 변형한 구조물이다. 캔버스 뒷면에 보형물을 덧대서 최대한 압력으로 굴곡을 만들어내고 캔버스의 면을 전동 사포로 밀어낸 후 공업용 스프레이로 20여 차례 덧뿌려 반짝거림을 만들어 냈다. 1일 취재진과 마주한 장재철 작가는 “제 작업방식은 아날로그지만, 결과물은 디지털 형태다.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아날로그 형식으로, 결과는 디지털적으로 나타내고 싶다”고 말했다.

편대식 '순간(전시전경)'(2017) 한지에 연필_285x5400cm [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이 같은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선 “공장재 같은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1990년대 프랑스 화가 클로드 비알라(Claude Viallat)를 만났는데 그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의 두 면을 가득 채운 가로 5.8m, 세로 2.85m의 대형 작품, 편대식 작가의 ‘순간’도 흥미롭다. 실제 이 작품은 크기가 너무 커서 일부는 감겨있다. 이 작품은 연필과 캔버스만 이용한 것으로, 작가가 1년간 캔버스 위에 연필로 선을 그어 탄생시켰다. 이 연필선은 겹치고 겹치면서 거친 흰 캔버스를 검고 매끈한 표면으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회화의 대상은 사라지고 회화의 기본 요소만 남았다.

최고은 '화이트 홈 월'(2018)스탠딩 에어컨디셔너, 크기 가변적 [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최고은 작가는 절제된 미니멀리즘 형식으로 한국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그가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화이트 홈 월’이다. 작가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식으로 제목을 표기할 것을 원했다.

이 설치물은 폐기된 에어컨의 측면을 모아 천정에 매달아 놓은 것이다. 일종의 가벽 형태다. 다 같은 백색 가전의 부품처럼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때 한국에는 백색 가전 열풍이 불었고 이 가전에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한국식 이름이 붙었다. ‘옥스퍼드 화이트’, ‘베네치안 화이트’, ‘스노우 화이트’ 등 당시 소비자의 기호가 반영된 이름으로 불렸던 가전들의 변주가 전시장에 펼쳐진다.

최은혜 'Light Box'(2012) 플랙시글라스, 시트지, LED_15x15x15cm, 25x25x25cm, 30x30x30cm, 40x40x40cm [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최은혜 작가는 라이팅 작업 ‘라이팅 드로잉(Lighting Drawing)’을 선보인다. 작가는 사면체가 가장 완벽한 공간을 구상한다고 생각하고, 이 사면 내부에 담긴 빛을 이용했다. 최 작가는 시·공간의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억을 기록하고 그 잔상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빛을 가져온 것이다. 그는 ‘실재 공간에 존재하는 것’과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것’, 그리고 그 사이와 관계를 읽는다.

‘미니멀 변주’는 11월28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한글날은 휴관이다.  

89hklee@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