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수습기자 =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청와대 역시 안보 활동 주체이므로 청와대 자금 지원도 국정원 업무에 속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한 의혹을 받는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원장을 비롯한 5명에 대한 항소심 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이 전 원장은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은 국가안보기관이지만 국정원뿐 아니라 외교부, 통일부 등도 안보 활동을 하고 그 정점에 대통령이 있다”며 “청와대 지원 역시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안보 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법 제3조에 따르면 국정원의 직무는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서·자재·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업무 △내란의 죄, 외환의 죄, 반란의 죄, 암호 부정사용의 죄에 대한 수사 △국정원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에 대한 수사 등이다.
이 전 원장은 “국정원 직무 범위가 국정원법 3조에 한정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에 남북교섭업무가 있지만 국정원법 3조를 잣대로 해서 보면 이는 외교 업무라 하면 안 된다. 하지만 남북교섭은 국가 전체 안보 활동이고 국정원 직무와 관련한 범위는 국가 전체 안보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20대 총선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매달 5000만원씩, 총 1억 5000만원을 이원종 전 비서실장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 전 원장은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총 21억원을 박근혜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원장에 징역 3년6월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지만, 1억5000만원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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