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홍콩 영화 ’초연‘(First Night Nerves)의 주역들이 5일 BIFF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초연’은 왕년에 라이벌 관계였던 두 여배우가 연극 ‘두 자매’ 주인공으로 재회하면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았다. 홍콩의 거장 관금붕(關錦鵬) 감독의 신작으로 홍콩 대표 여배우 정수문(鄭秀文), 량융치(梁詠琪)와 중국 톱 여배우 바이 바이허(白百何)가 출연했다.
[부산=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바이 바이허(왼쪽부터), 정수문, 관금붕, 엔지 차우, 량융치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연'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10.05 deepblue@newspim.com |
지난 2005년 관금붕 감독의 작품 ‘장한가’(2005)로 BIFF를 찾았던 정수문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초연’ 기자회견에 참석, “다시 와서 기쁘다. 그때는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몸도 정신도 건강하고 맑고 즐거운 마음으로 와서 기쁘다”며 13년 만에 부산을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바이 바이허는 “서울에는 영화 홍보 차 간 적이 있는데 부산은 처음이다. 문화적 느낌이 충만하고 서울과는 또 다른 느낌의 도시 같다”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 영화에 대해서 많이 교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초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는 관금붕 감독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전 항상 인물 간의 관계, 교류 등 인물 간의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걸 고려하면서 작품을 만든다”며 “이번에는 대회당이란 중요한 장치도 있었다. 그곳은 홍콩 사람들에게 젊은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장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극하는 배우, 영화배우라는 인물을 설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중 여성을 주요 캐릭터로 설정하고 남성 캐릭터의 여성성을 강조한 것을 놓고는 “예전부터 남성을 전형적으로 그리지 않았다. 남자를 강하게, 남자를 부드럽게 표현했다. 영화를 보고 친구들이 ‘너도 여자가 되고 싶으냐’고 묻더라. 그럼 난 대답한다. 난 남자로 살 것이지만, 내 마음속에는 여성스럽고 예민하고 민감한 부분이 많다고. 나 스스로를 자웅동체라는 부분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뉴스핌] 이윤청 기자 = 관금붕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05 deepblue@newspim.com |
이어 극중 정수문과 바이 바이허의 관계가 사랑이냐는 물음에는 “보는 분에 따라 동성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 영화에서 바이 바이허가 정수문에게 무대를 떠나지 않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계속한다. 하지만 바이 바이허가 연기한 캐릭터는 정수문이 연기한 캐릭터를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사람이다. 무대에 남긴 아쉬움을 보여주는 게 더 많다”고 답했다.
이날 배우들에게는 실제 라이벌은 누구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정수문은 “내 라이벌은 자신”이라며 “영화 자체만 보면 두 여배우의 라이벌 관계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들의 숨겨진 상처, 아픔을 보여주고 서로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라고 첨언했다.
량융치 역시 “정수문의 말처럼 라이벌은 내 자신이다. 내가 이겨야 하는 건 나다. 나를 초월해야 한다”이라고 거들며 “암투 같은 모습이 많이 나오는 영화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너무 즐겁고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제23회 BIFF는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전 세계 79개국 323편의 영화가 초청됐으며, 개막작은 한국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 폐막작은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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