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들이 부품 및 완성재 생산 라인을 북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을 축으로 북미 3개 국가가 새로운 무역협정 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합의를 이룬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독일 BMW 로고 [사진=블룸버그] |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북미 지역 부품 비율이 종전 62.5%에서 75%로 대폭 상향 조정된 데 따라 자동차 업계 공급망의 무게중심이 아시아에서 북미 지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과 아시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집중할 계획을 속속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파리 모터쇼에 참석한 독일 BMW의 해럴드 크루거 최고경영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수출용 자동차의 생산을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으로 집중시킬 것”이라며 “3개 국가의 새로운 무역협정이 생산 라인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행사에서 다임러의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 역시 “USMCA 타결에 따라 자동차 제조의 심장부가 북미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승용차와 SUV를 생산중인 다임러는 현지 생산 비중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르노-닛산-미츠비시의 카를로스 곤 대표 역시 이번 북미 3국의 무역협정이 자동차 업계의 북미 지역 투자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혼다와 폭스바겐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같은 목소리를 냈고, 일본 엔진 및 부품 의존도가 높은 마즈다 모터도 같은 수순을 밟을 여지가 높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일본 자동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시행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린 만큼 업계 경영자들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는 모습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본 및 유럽과 본격적인 무역 협상을 추진하면서 관련 업체의 경계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 AT커니의 조안 고트 글로벌 경영 컨설팅 책임자는 WSJ와 인터뷰에서 “자동차 업체 경영자들이 정치권 리스크를 크게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소형차 가운데 해외 브랜드의 비중이 56%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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