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Interpol)의 수장 멍훙웨이(孟宏偉·64) 총재가 실종되고 약 2주 뒤인 7일,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中纪委, 이하 중기위)가 성명을 내고 멍 총재가 법을 위반해 반(反)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시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폭스뉴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멍훙웨이 인터폴 전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기위는 공무원의 부패 혐의 조사 및 처벌 기관이다. 당국은 이날 늦게 웹사이트를 통해 "공안부 멍 부부장이 현재 불법 혐의로 국가감찰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멍훙웨이는 공안부 부부장이기도 하다.
이후 인터폴은 멍 총재가 사임 뜻을 밝혀왔다며 즉시 총재직은 공석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오는 11월 18~2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새로운 총재를 선임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한국의 김종양 인터폴 부총재가 총재 대행직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중국 당국의 발표에 대해 묻자 프랑스 내무부는 관련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무부는 지난 5일, 멍 총재가 인터폴 본부가 위치한 프랑스 리옹에서 중국으로 떠나고 난 뒤 지난달 25일부터 소식이 두절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멍 총재 아내가 현재 리옹 경찰의 보호 아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발표는 멍 총재 아내가 프랑스 방송, 언론에 이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후 나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그는 남편이 종종 리옹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노르웨이, 스웨덴, 세르비아에도 출장을 간 적이 있지만 이토록 연락이 오래 두절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소식이 끊긴 지난달 25일 받은 마지막 메시지가 "내 연락을 기다려라"와 함께 칼 모양의 이모티콘이었다며 남편이 무슨 봉변을 당하진 않았을까 우려를 내비쳤다.
멍훙웨이는 지난 2016년 인터폴 총재직에 올라 2020년까지 약 2년의 임기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인권단체들은 중국의 인터폴 장악 전략이라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대적인 반부패 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사실상 반체제 인사 때려잡기란 의견이 우세하다.
멍훙웨이는 과거 중국 공안부 수장이었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 서기가 발탁한 인물로, 저우융캉은 지난 2014년 비리 혐의로 낙마해 현재 수감 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5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멍 총재가 중국에 도착하자 마자 당국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날 당국 발표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성명 어디에도 멍 총재가 어떤 공산당 법을 위반했는 지에 대한 정보는 빠졌다는 점이라며 평소 중기위는 죄목을 명시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공안부 웹사이트에는 부부장이라는 그의 직함이 명시되어 있지만 그는 지난 4월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결정으로 부부장 직책에선 물러났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고위 관리나 유명인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배우 판빙빙(范冰冰)이 돌연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4개월 만에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는 근황을 알려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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