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IMF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6분기 연속 하락해 올해 2분기 말 기준 62.3%를 나타냈다. 지난 2013년 말(61.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1999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연출했다.
12일 국내 이코노미스트들은 위안화·엔화·유로화 등으로의 통화 다변화,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및 재정 정책으로 인한 달러 신뢰도 약화 등을 달러화 비중 축소 원인으로 꼽았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통화 다변화 측면에서 스프레드시켜 수익 확대와 위험 헤지를 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위안화 비중은 1.84%로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엔화 비중도 4.97%로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정책에 따라 달러화 집중도를 낮추는 각국의 전략적인 부분도 거론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정책과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 적자가 달러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국제기구나 해외자금 지원이 많이 줄었다"며 "나만 잘살고 보겠다 식의 정책으로 다른 국가들 우려를 사면서 미국과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정책으로 재정 적자가 늘었는데 재정적자가 단기적으로는 성장을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화 가치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세 차례의 강달러 시대가 있었다.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고금리 정책과 미국의 정치, 경제적 위상 강화를 이유로 1차 강달러를 이끌었다. 1990년대 중후반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로 2차 강달러 시대를, 금융위기 이후 2011년 도래한 3차 강달러 시대는 2016년 정점을 찍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크게 보면 지금이 3차 달러 강세 안에 있긴 한데 소사이클로 보면 2016년에 정점을 찍고 약해지는 추세"라며 "달러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도 달러화를 줄이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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