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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3Q 채권, 신흥국 혼란과 미국 국채 '숏'

기사등록 : 2018-10-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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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전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앞세워 5월 고점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징적 저항선인 3.0%를 뚫고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올해 총 네 차례와 내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국채 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좀처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의 향방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겁다.

국채 가격 하락 및 수익률 추가 상승을 겨냥한 ‘숏’ 베팅 규모가 기록적인 고점에 이른 가운데 4분기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이 점쳐진 데 따른 것.

2분기 4.2% 성장한 미국 경제가 연말로 가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국채 숏 커버링이 쏟아지면서 한 차례 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탈리아 채권시장이 또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연정을 구성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의 2019년 예산안을 둘러싼 3분기 강한 경계감을 드러낸 이탈리아 채권시장은 9월말 재무 목표치 최종 발표와 함께 급락을 연출했다.

투자자들은 약 1개월 이내로 발표될 예정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국가 신용등급 결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별 기업 회사채 가운데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채권의 급락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상장 폐지 관련 트윗과 관련,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며 제소한 데 따른 파장이다.

이 밖에 신흥국 채권시장은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필두로 한 위기 상황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3분기 과격한 ‘팔자’에 시달렸으나 9월 하순부터 투자자들의 ‘유턴’이 두드러졌다.

◆ 미국 국채 수익률 중대 기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다시 3.0% 선을 뚫었다. 무역 마찰을 앞세워 투자 자금을 흡수했던 미 국채는 트럼프 행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3차 관세 발표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연준의 9월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 탄력을 받았다.

10년물 수익률이 3.06% 선까지 오른 가운데 향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미국 투자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국채에 대한 숏 베팅 물량이 전세계 다른 어떤 자산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30년물 국채 가격 하락을 겨냥한 포지션이 대폭 늘어났다.

미국 국채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이 이처럼 어느 한 쪽 방향으로 극심한 쏠림 현상을 보일 경우 되돌림이 나타나게 마련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특히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회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대규모 숏커버링이 나타나면서 금리가 크게 들썩거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핵심 자본재를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계의 투자가 위축되는 등 관세 전면전에 따른 파장이 지표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하자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성장률 전망치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가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제시했던 3.5%에서 3.0%로 낮춰 잡았고, 앰허스트 역시 3.0%에서 2.8%로 떨어뜨렸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은 순수출이 위축되면서 3분기 GDP를 1.5%포인트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고, JP모간이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끌어내렸다.

실물경기가 주춤하는 모습이 두드러질 경우 트레이더들의 포지션 수정에 따른 혼란이 한 차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리 향방은 포트폴리오 전략에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신흥국 채권, 터널 빠져 나온다

3분기 신흥국 채권펀드는 공격적인 ‘팔자’에 시달렸다. 터키와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신흥국 통화가 기록적인 하락을 지속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고조됐다. 강달러가 지속될 경우 현지 통화 하락에 따른 해외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원리금 상환과 차환 발행을 둘러싼 리스크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상당 기간 공격적인 매도로 일관했던 투자자들 사이에 변화가 포착됐다. 터키 정부와 중앙은행이 위기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나선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르헨티나에 차관 제공에 나서면서 투자 심리가 일정 부분 개선된 것.

여기에 신흥국 자산의 하락이 지나치며, 무역전쟁 리스크를 포함한 굵직한 악재가 대부분 반영됐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면서 ‘사자’가 재개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채권을 매입할 때 쏠쏠한 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도 글로벌 자금 유입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달 19~26일 사이 신흥국 채권 펀드로 1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전반적인 채권과 주식 펀드에서 총 8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점을 감안할 때 신흥국 채권의 유동성 기류 변화가 눈길을 끌 만 하다는 평가다.

반면 이탈리아의 채권시장 혼란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 재정적자 목표치를 GDP의 2.4%로 제시한 정부의 예산안은 EU의 규정을 충족시키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유로존 2위 부채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지난 28일 이탈리아 정부가 발표한 예산안에 대해 EU 측은 무단횡단과 같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투자자들 역시 이탈리아 국채 매도로 대응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15%까지 치솟으며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의 연정 구성 이전 정치권 리스크가 크게 고조됐던 당시 수준까지 뛰었고, 2년물 수익률도 1% 선을 넘었다.

석학들은 이탈리아가 지난 2011년 부채 위기 당시와 흡사한 상황을 맞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재정 리스크로 인해 국채 스프레드와 함께 신용부도스왑(CDS)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테슬라 ‘팔자’와 석유업계 정크 ‘사자’

SEC의 머스크 제소는 테슬라 주가뿐 아니라 채권 가격에도 일격을 가했다.

머스크가 SEC와 합의로 최고경영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여전하다. 기존 부채 100억달러에 이르는 테슬라가 향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당장 11월 만기 도래하는 2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전환사채(CB)도 골칫거리다. 테슬라 주가가 전환 가격인 560.64달러까지 오르지 않으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액세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5년 만기 선순위 무보증 채권의 가격은 액면가 1달러 당 84.5달러까지 밀렸다.

월가 투자은행(IB)들 사이에 테슬라 매도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어 채권 가격 하락과 신규 발행 비용의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이 밖에 석유업계가 발행한 정크본드의 뜨거운 인기몰이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3년 전 전반적인 하이일드 본드의 급락을 주도했던 석유업계 채권이 날개를 달았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에너지 섹터 정크본드는 3.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하이일드 본드의 상승률인 2.5%를 웃도는 수치다.

이와 함께 채권 발행 시장도 훈풍을 냈다.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에너지 및 천연 자원 섹터의 하이일드 본드 신규 발행액이 42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업종의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26% 급감한 점을 감안할 때 의미 있는 수치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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