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농협금융지주가 중소기업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공동영업에 돌입했다.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기업전담역(RM)이 짝을 지어 우량 중소기업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의존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중소기업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최근 중소기업 담당 페어(Pair)RM을 신설했다. 페어RM은 은행·증권 RM들이 서로 짝을 이뤄 기업영업을 담당하는 협업체계다.
농협금융은 2016년 페어RM 제도를 도입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그룹 차원의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최근에는 페어RM을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했다.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있는 은행 금융센터와 증권WM센터의 RM을 짝지어 10개조로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요가 높은 서울시내 주요 거점(광화문, 강남, 삼성, 구로)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광역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대기업 군에서도 10개조의 페어RM을 운영 중인 것을 고려하면 중소기업 공동영업 조직을 대기업 규모로 꾸린 것이다. 농협금융은 은행 대기업영업부와 증권 인더스트리본부를 엮어 삼성, LG, 현대, 포스코, GS 등 대기업 영업을 맡기고 있다.
페어RM은 각 권역 내 기업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은행과 증권에서 개별 기업을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촘촘하게 우량 중소기업을 골라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증권이 다수의 중소기업들과 거래를 하기 때문에 은행과 정보를 공유하면 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우량 고객을 발굴하기도 한다"며 "따로 영업을 하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이 중소기업 전담 페어RM을 신설한 것은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주요 금융사들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대출을 대신 기업대출 확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기업금융 쪽에서도 대기업 대출은 수요가 제한돼 있어 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기업금융이 취약한 편이다.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규모는 103조12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1억원(-0.1%) 줄었다. KB국민은행(127조4568억원), 신한은행(125조4961억원), KEB하나은행(122조9829억원), 우리은행(118조1528억원) 등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적은 규모다. 이 기간 주요 시중은행들이 5~10% 가량 기업대출을 늘린 것과 비교하면 성장률도 저조하다.
농협은행 고위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기업대출을 늘리를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기업금융 쪽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농식품기업에 대출을 특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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