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농협 직원 5명 중 1명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신의 직장'이다. 농민조합원의 출자를 바탕으로 세워진 농협이 농업인보다는 임직원의 혜택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 16일 농협으로부터 받은 '농협임직원 급여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 소속 8대법인 임직원 중 연봉 1억원 이상인 직원이 지난해 기준 38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운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5.17 kilroy023@newspim.com |
이는 전체 직원 1만9946명의 19.4% 수준이다. 5명 중 1명은 억대 연봉자인 셈이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억대연봉자가 1973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협 8대법인 2만여명의 평균 연봉은 7703만원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가 914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농협금융지주 8661만원, 농협은행 7764만원, 농협경제지주 7544만원 순이었다.
정운천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의 명예퇴직금은 지난해 기준 총 2024억원이었다. 이를 790명에게 지급했으니 1인당 평균 2억5600만원 수준이다.
최근 농협은 소속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를 편법으로 돌려주는 0%대 '황제대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직원 대출건에 대해 2.87%의 이자를 보전해 이듬해에 현금으로 지급했던 것. 2008년부터 지금까지 4305명의 직원에게 393억원을 지급했다.
정 의원실은 농협과 달리 정작 농민들의 생활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7년 기준 농가평균소득은 3824만원이었으며 농가부채는 2638만원에 달했다.
특히 농협의 존립목적과 가장 부합하는 농민조합원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비는 감소 추세다. 2005년 3390억원이었던 교육지원 사업비는 지난해 2835억원까지 줄었다.
농협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598억원, 올해 8월까지의 당기순이익도 가결산 결과 1조50억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금리상승으로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농민 숫자는 급감하고 농업소득은 정체되는 등 우리 농업농촌이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농협이 임직원 배불리기보다는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강력한 조직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농협이 농가소득 5000만원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농자재가격을 낮추는 등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책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