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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만 태우는 카카오택시, 해법 못 찾는 카카오

기사등록 : 2018-10-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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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상 승객 비중 55%, 단거리 기피
짧은거리 택시잡기 어려워, 대책마련 필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의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출시 후 택시기사들이 중장거리 승객들만 골라 태우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5㎞ 미만 단거리 승객들의 택시 잡기가 어려워져 불만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문제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80%가 넘는 택시호출시장 지배력을 감안할 때 책임감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카카오가 공개한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운행된 총 5억5000만건의 운행건중 운행거리 5㎞ 이상이 5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 미만 운행비율(44.8%보)보다 10%p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단거리 운행 비중이 높은 일반택시 운행방식인 순항배회(택시가 이동 중 목적지를 알지 못하는 승객을 무작위로 태우는 방식) 영업과는 정반대 결과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연구원이 지난해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순항배회 영업 택시의 영업거리는 5㎞ 미만이 62.5%로 압도적으로 높다. 택시 이용 승객에 상당수가 기본요금에서 5000원 수준의 단거리 이동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의 이런 기형적인 행태는 승객들의 목적지를 알고 호출을 승낙하는 서비스 특성상 택시기사들이 이른바 ‘돈이 되는’ 중장거리 승객을 골라서 태우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택시 전체 운행건 중 5~10㎞ 비중은 29.2%로 순항배회 19.5%보다 10%p 가량 높았다. 10㎞ 이상 장거리 운행 비중은 26.0%로 역시 순항배회 18.0%보다 높다. 목적지를 알지 못하고 승객을 태우는 기존 방식이 카카오택시 도입 이후 택시기사들이 목적지에 따라 승객을 선택적으로 골라 태우고 방식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카오택시 도입 이후 단거리 승객은 오히려 택시를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 심해지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탁모씨는 “보통 택시 요금이 7000~8000원 가량 나오는데 출퇴근 시간하고 늦은 저녁은 택시가 거의 안 잡힌다. 택시기사 말로는 거리도 짧고 염창동에서 다시 서울 시내로 나갈 때 승객을 태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돈이 안돼 피한다고 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택시기사들도 이런 현상을 인정한다.

13년째 개인택시를 하고 있다는 조모씨(53세)는 “카카오택시를 쓴 다음부터는 손님을 찾아 돌아다니지 않고 기름값도 아낄겸 한적한 곳을 찾아 콜을 대기한다”며 “5000원짜리 콜은 자주 뜨지만 대부분 무시하고 1만원 넘는 걸 찾는다. 2만원이 넘는 장거리 콜은 1초도 안되서 기사들이 수락을 하기 때문에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나이든 기사들은 손이 느려서 어쩔수없이 단거리만 도는 일도 많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지만 카카오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점유율은 83%. 사실상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을 독점한 상태다. 서비스 도입 전에는 발생하지 않았던 승객 골라태우기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택시 도입 이후 승객들은 현재 위치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고 기사들도 콜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평균 수입이 11만원에서 15만원으로 37%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려운 건 공급과 수요에 따른 문제”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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