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투척' 사건이 무혐의로 최종 결론나면서 향후 그의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항공업계는 조 전 전무에 대한 국민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인 만큼, 당분간 자숙하며 조용히 지낼 것으로 예상한다.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직 논란이 불거진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 [사진=김학선 기자] |
16일 항공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사행행위‧강력범죄전담부는 전날 조 전 전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 6개월간 폭행과 특수폭행,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해온 결과 그를 재판에 넘기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진 후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조 전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이 6개월여 만에 일단락됐다. 조 전 전무가 불법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여전히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당사자인 조 전 전무는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진 셈이다.
당초 항공업계에서는 조 전 전무가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을 거란 예상이 우세했다. '물컵 투척' 자체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긴 하지만 법적으로 책임을 질 사안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조현민 전 전무가 잘못한 건 맞지만 일반 회사의 회의에서도 저런 일은 비일비재하지 않느냐"면서 "지난번에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을 때도 과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조 전 전무가 당분간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조용히 지낼 것으로 예상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반발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여전히 여론이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물컵 투척'이 촉발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마음을 다친 대한항공이나 진에어 직원들 역시 조 전 전무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전 전무가 언젠가 회사에 복귀를 하겠지만 당장은 아닐 것"이라면서 "지금 돌아오면 회사 안팎의 엄청난 반발에 마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조 전 전무의 향후 거취나 복귀 여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언니인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선례를 보더라도 조 전 전무가 당분간 자숙할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앞서 조현아 전 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포함, 모든 보직에서 물러난 뒤 3년3개월만인 지난 3월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조양호 회장 일가를 둘러싼 온갖 의혹이 폭로돼 동생 조 전 전무와 함께 모든 직책에서 다시 사퇴했다.
한편, 검찰은 15일 조 전 전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 물을 뿌린 혐의(일반폭행)는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일반폭행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이 불가능한 '반의사 불벌죄'에 속한다.
또한 특수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는 '혐의없음' 처분했다.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던진 것은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보기 어렵고, 시사회를 중단시킨 것 역시 해당 광고의 총괄 책임자로서 업무적 판단에 따른 것일 뿐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조 전 전무는 지난 3월 한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도중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광고사 팀장 등을 향해 음료가 담긴 유리컵을 던졌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또한 광고회사의 시사회를 중단시켜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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