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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부터 사업협력까지"…삼성의 특별한 '스타트업 지원'

기사등록 : 2018-10-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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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스타트업 육성 제도 'C랩' 외부 개방
5년간 500개 스타트업 육성 목표, 사외 300개·사내 200개
대구·경북 창조센터 지원 기간, 2022년으로 연장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은 다른 곳과 다르다. 단순한 자금, 공간 지원을 넘어 삼성전자가 가진 서비스, 사업과 협력하면서 실제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삼성전자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 대상으로 선발된 라이너(LINER)의 김진우 대표는 17일 서울대학교 공동연구소에서 열린 'C랩 성과 발표회'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위치한 C랩 팩토리에서 C랩 과제원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해 테스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김 대표는 앞서 다른 대기업으로부터 지원 받은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기본적인 자금이나 공간 지원 등을 받는데 그쳤는데 삼성전자와 함께 하면서부터는 사업 성장에 시너지가 났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가진 영향력이 라이너 앱을 보급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라이너의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 전, 이름 뒤에 'for Samsung'을 달고 삼성전자 앱 장터 '갤럭시앱스' 전용 앱으로 먼저 출시했는데 다운로드 수가 빠르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6년간 운영해온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을 외부로 개방, 5년간 총 5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 중 300개가 사외 스타트업(C랩 아웃사이드)이며 200개는 내부 임직원을 대상(C랩 인사이드)으로 진행한다.

사외 스타트업 육성 지원 대상은 기존 모바일 분야에서 전체 IT 기술 분야로 확대한다.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도 육성 대상으로 넓혔다.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으로 구성된 스타트업도 지원 가능하다. 

현재 15개 스타트업을 선발했으며 다음달부터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보육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해, 캠퍼스 내 회의실과 임직원 식당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된다. 

또한 이들은 ▲개발 지원금 최대 1억원 ▲디자인·기술·특허·세무 등 실질적인 창업을 위한 사내외 전문가 멘토링 ▲CES·MWC와 같은 해외 IT전시회 참가 기회 등을 지원받는다.  

삼성전자 C랩 운영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C랩을 외부로 개방하게 된 데에는 바뀐 임직원들의 분위기가 배경이 됐다. C랩을 진행하기 전 자체적으로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회사인가, 아이디어가 있을 때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라는 설문조사에 2명 중 1명이 '그렇다'고 답했다면 C랩 이후로는 10명 중 8명이 긍정적으로 답했다는 것이다. 

이재일 창의개발센터장(상무)는 "과거에는 관리의 삼성이 수식어로 따라 붙었다면 이제는 우리 스스로 창의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자부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함께 하드웨어(HW)에 치우쳤던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소프트웨어(SW)로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등 HW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성공한 스타트업 비중도 HW가 70%로 높다. 

이 센터장은 "곧 인공지능(AI)이나 딥러닝 등 최근 기술을 적용한 기업들이 속속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는 SW 스타트업을 중점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C랩 외부 개방이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기간 연장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예정대로라면 지원 기간은 내년으로 종료되나 2022년까지로 연장한다. 여기에는 C랩 아웃사이드 300개 중 200개가 해당된다. 

이 센터장은 "초기 사업 계획대로라면 마무리 돼야 하지만 이를 연장하기로 했다"며 "지역 기반으로 하는 벤처 육성 사업이 계속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결정됐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육성한 스타트업이 스핀오프하더라도 경영에 일체 간섭하지 않는다. 지분 역시 삼성전자가 최대로 가져가지 않는다. 

이 센터장은 "삼성이 경영에 간섭하거나 우리 스타일로 육성할 생각이 없다"며 "육성 기간 만료 후 우리가 지분을 확보해서라도 더 육성해야겠다고 판단되면 회사와 상의해서 시장 가격과 동등하게 지불하고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C랩 과제를 통해 국내 창업 생태계가 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C랩에는 지난 6년간 228개 과제에 917명 임직원들이 참여했으며 36개가 스핀오프(회사분할)했다. 이를 통해 134명이 창업을 했고 17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됐다. 

이 센터장은 "재수, 삼수하는 취업 준비생이나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 조성의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며 "수십 개의 유니콘을 키우고, 삼성전자가 다시 인수합병(M&A)하는 사례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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