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 만국우편연합(UPU) 탈퇴를 준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기구가 중국에 유리한 관행을 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악관 관리들은 이날 미국이 전세계 우편 서비스를 연결하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UPU를 탈퇴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UPU는 1874년에 창설된 기구로 우편 영역의 단일화, 우편물 중계의 자유보장 등 우편업무의 효과적 운영을 목표로 한다.
백악관은 UPU가 미국으로 값싸게 배송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외국 우정 사업에 혜택을 주고 상품을 운송하는 미국 회사들에 비해 불공정한 비용 이점을 만들어 낸다며, 이는 미국 우정 사업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터넷 기반 우편 및 배송업체 스탬프스(Stamps.com) 주가는 이같은 발표 후 9% 가까이 급락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이 협정의 혜택을 받아 적은 배송 비용으로 해외 직구 상품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행정부가 1년여간의 탈퇴 과정을 갖고 UPU 규정 조건을 재협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협상이 성공하면 행정부는 탈퇴 통보서를 철회하고 UPU에 남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비샤 후세인 UPU 총국장은 미국의 관련 부처 측과 만나 이에 대해 논의할 입장이다. 후세인 총국장은 성명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UPU는 이 협정이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도록 모든 192개 회원국과 협력하여 국제 협력의 고귀한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은 역시 중국이다. 한 고위 행정부 관리는 통신에 협정의 "보조금"이 높은 수준의 위조 제품들과 마약, 특히 오피오이드계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인 펜타닐 교역을 촉진시켰다고 꼬집었다. 전미제조업협회(NAM)도 이 협정이 "시대에 뒤쳐졌다"며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위조 상품과 위험한 약물의 범람에 크게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오피오이드계 먀약 유통 척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중순 '합성 헤로인 펜타닐'이 미국 우편체계를 통해 중국에서 밀려 들어오고 있다며 관련 법안을 촉구한 바 있다. 펜타닐은 오피오이드계 마약 진통제 중 가장 강력한 중독성과 유해성을 갖고 있으며 효과는 몰핀의 무려 80배에 달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UPU 체계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지는 소형 우편 요금이 미국의 국내 배송 요금과 비교했을 때 40~70% 정도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행정부의 UPU 탈퇴 결정은 이러한 경제 왜곡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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