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면서, 검찰이 다음 수사 단계를 두고 깊은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임 전 차장을 두 차례 소환조사한 데 이어 이날 세번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측 관계자는 전날 "조사가 절반 가량 진행됐다"며 "조사해야 할 범위가 광범위해 추가 조사는 한 차례 이상 더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 진행은 태도와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몇 회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8.10.15 leehs@newspim.com |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과 16일 연이어 임 전 차장을 소환조사했다. 첫 소환조사는 조서 열람 포함, 19시간 가까이 고강도 조사가 이뤄졌다. 임 전 차장은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해 다음날인 16일 새벽 5시께 귀가했다. 그는 귀가 9시간 만인 16일 오후 2시 재소환돼 같은날 자정께까지 추가 조사를 받았다.
연이틀 고강도 조사에도 검찰이 세번째 소환 조사에 나선 것은 임 전 차장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임 전 차장과 연루된 의혹도 광범위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검찰 측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진술 태도·입장에 대해선) 혐의 내용 인정에 가깝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를 미뤄, 임 전 차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 방안은 물론 '윗선' 소환조사 여부도 이번주 안에 결정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임 전 차장 조사를 토대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그의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 추가적인 윗선에 대한 수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선 검찰이 '역풍'을 우려해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당분간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임 전 차장의에게 적용한 핵심 혐의가 '직권남용'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최근 법정에서 연달아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이 안 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 비춰볼 때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도 발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수사 확대가 어려워질 수 있으니 급하게 영장을 청구하기보단 일차적인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순차적으로 윗선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지겠지만 시간은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어떤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일제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개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행정소송 개입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법관사찰문건 작성 지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리 법리검토 △박 전 대통령 비선의료진 특허소송 정보 청와대 전달 등 개별 사건을 포함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반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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