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동수당을 100%로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 상위 10%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90%에게만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1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아동수당 선별 지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 "아동수당 상위 10% 제외 행정비용 1626억"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아동수당 90% 지급을 위해 상위 10% 빼느라 드는 비용이 1626억원"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김동연 부총리는 "아동수당은 100% 지급하는 방향이 맞다"라고 답했다.
아동수당은 만 5세 이하 아이에게 정부가 1인당 월 10만원씩 주는 복지 제도다. 지난 9월 처음으로 195만명에게 지급됐다. 다만 소득 상위 10% 가구를 뺀 90%에만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상위 10%를 제외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올해 1626억원이다. 이는 국내 만 5세 이하 전체 아이에게 수당을 줄 때 들어가는 돈(1588억원)과 맞먹는다. 때문에 아동수당을 100% 지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아동수당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도 아동수당 100% 지급 의견을 여러차례 밝혔다.
다만 김동연 부총리는 고소득자에게 지급한 아동수당을 세금 형태로 다시 거둬들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김동연 부총리는 "정부 지원금에 과세하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라며 "아동수당 100% 지급하되 과세는 신중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 소득주도성장·공공기관 동원 단기 일자리 창출 '뭇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을 방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야당의원들이 소득주도성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포문은 첫번째와 두번째 질의자로 나선 최교일 의원(자유한국당)과 유승민 의원(바른미래당)이 열었다. 최교일 의원은 "모든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에 집중되니 부작용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유승민 의원은 "소득주도성장, 공무원 증원, 공공부문 확대 등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열심히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은 우리 경제 사회와 구조적 문제를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다만 성장이 저소득층 소득 증가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므로 혁신성장 등 같이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공공기관을 동원한 단기 일자리 늘리기 방안도 뭇매를 맞았다.
윤영석 의원(자유한국당)은 "기재부 최근 공공기관에 공문을 보내 단기 일자리를 늘리라고 했다"며 "공공기관이 필요해서 자체적으로 뽑아야지 기재부와 청와대가 공문을 보내서 압박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의원(자유한국당)은 "도로 풀 뽑기, 철도역에서 짐 들어주기, 주택 물색 도우미 등 내용을 보면 한심하다"며 "이게 공공기관에서 만드는 지속 가능한 질 좋은 일자리냐"고 반문했다.
단기 일자리 논란과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는 '맞춤형 일자리'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또 맞춤형 일자리를 늘리려는 취지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며 "노동 공급 측면에서 보면 서비스가 필요한 곳이고 수요 측면에서 보면 청년들이 공공기관에서 경력을 관리하고 자기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는 "정부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필요하다면 이런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