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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도 떨어져도 골칫거리' 중국 위안화 딜레마

기사등록 : 2018-10-19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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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가 중국에 환율조작국이라는 꼬리표를 달지 않았지만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21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화 가치 하락이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경제 원리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감안할 때 위안화 하락은 중국 경제에 호재에 해당하지만 금융당국은 개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위안화가 약세를 지속할 경우 자본 유출과 대미 관계 악화 등 후폭풍이 몰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반등하거나 현 수준에 머물 경우 내년 1월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10%에서 25%로 인상될 때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위안화 향방을 놓고 중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18일(현지시각)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채권 및 주식시장에 유입된 해외 투자 자금이 30억달러로, 전월 180억달러에서 급감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 선을 뚫고 오를 움직임을 보이는 사이 해외 투자자들의 ‘입질’이 사실상 마비된 셈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위안화 하락이 지속될 경우 해외 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국내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이미 30% 이상 폭락한 주식과 그 밖에 금융자산을 강타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에 따르면 외환 보유 규모가 1194억위안(172억달러) 줄어든 21조4000억위안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감소 폭은 2017년 1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스탠더드 파타드의 딩 솽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외환 보유액 추이는 금융 당국이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실탄을 동원한 사실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며 “위안화 환율이 7위안에 더 근접하거나 이를 뚫고 오를 경우 자본유출 리스크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웨스트 마켓의 맥스 린 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인도 루피화가 1달러 당 70루피를 뚫고 오른 뒤 더 가파른 하락을 보인 것처럼 위안화도 7위안 선이 뚫릴 경우 급락을 보일 것”이라며 “기업과 개인 투자자들이 위안화 매도와 달러화 매수에 나서면서 극심한 혼란과 패닉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방어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또 중국의 자본 유출과 금융시장 혼란이 신흥국 전반에 충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위안화 추이는 전세계가 주시하는 변수다.

문제는 위안화 가치가 오를 때 미국의 관세 충격이 보다 선명해질 것이라는 데 있다. 4월 중순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9% 가량 하락,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파장이 상쇄된 셈이다.

하지만 통화 가치가 현 수준에 머무는 한편 내년 1월 관세가 25%로 인상될 때 중국 제조업계의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광저우에서 가죽 공장을 운영하는 리 이 대표는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위안화가 가파르게 떨어진 데 따라 10% 관세에 따른 손실이 벌충됐지만 환율이 안정을 이루면서 내년 관세가 인상되면 직원을 절반으로 줄여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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